'스페인과 3-4위전' 女 핸드볼, 체력 회복이 관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8.10 09: 58

[런던=AFP] 10일 바스켓볼 아레나(the Basketball Arena)에서 열린 노르웨이와 한국의 여자 핸드볼 준결승 경기. 한국의 권한나 선수가 슛을 하고 있고 노르웨이의 크리스틴 룬데보르겐센(Kristine Lunde-Borgersen) 선수와 케롤라인 브리방(Karoline Dyhre Breivang, 오른쪽) 선수가 수비하고 있다. 2012. 8. 10. AFP / CHRISTOPHE SIMON / News 1
부상 악재와 함께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며 노르웨이의 벽에 다시 한 번 울어야 했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동메달을 놓고 체력 회복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코퍼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서 노르웨이에 25-31로 패배를 당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로써 한국은 다른 준결승서 몬테네그로에 패한 스페인과 오는 12일 새벽 1시 동메달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됐다.
한국은 투혼을 불살랐다. 젖먹던 힘까지 발휘했지만 발은 무거웠다. 4년 전 2008 베이징올림픽서 석연치 않은 버저비터골로 결승행 티켓을 빼앗아 간 노르웨이에 설욕을 다짐했지만 부상 악재로 인한 체력 방전으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 낭자들의 시련은 스페인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시작됐다. 1차전 종료 직전 센터백 김온아가 무릎 부상을 입은 뒤 준결승전까지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김온아는 세대교체의 중심이자 팀 전술의 핵심이었기에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차전이었던 프랑스와 경기서 정유라도 부상으로 뛰지 못했고, 준결승전서는 심해인이 오른 팔에 부상을 입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은 남은 선수들이 그만큼 한 발 더 뛰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결국 노르웨이전서 체력의 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으며 연일 맹활약을 펼쳤던 류은희는 체력에 한계를 보이며 공수에서 모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사이드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던 베테랑 우선희도 힘을 앞세운 노르웨이의 수비에 막혀 슛을 던질 기회조차 몇 번 잡지 못했다.
이제 동메달의 향방은 체력 회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이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한다. 더욱이 스페인은 조별리그서 31-27로 이긴 상대다. 이 경기서 류은희는 9골로 맹위를 떨쳤다.
희망도 있다. 8강전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주포 류은희를 비롯해 모두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노르웨이전서 유독 빛났던 권한나가 있다. 경기 도중 부상으로 실려 나간 심해인의 자리를 대신한 권한나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4개의 슛을 던져 두 번째로 많은 7골을 기록했다. 도움도 3개나 올렸다. 쌩쌩한 체력을 바탕으로 노르웨이의 수비진을 비집고 들어가 던지는 슛이 일품이었다.
골 순도도 매우 높았다. 이날 비록 6점 차로 패하긴 했지만 한국은 몇 차례 추격할 찬스를 만들었는데 모두 권한나의 득점이 기폭제가 됐다. 8강전이었던 러시아전서도 양팀 최다인 6골을 기록하며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그모습 그대로였다.
비록 지긴 했지만 정말 잘 싸웠다. 잇달은 부상 악재로 주축 선수들을 잃은 채 남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야 했지만 불굴의 투지로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제2의 우생순 신화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1경기만 남았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며 금의환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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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워 하고 있는 핸드볼 대표팀(아래) / 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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