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태권도, 런던올림픽 계기로 새 세대 등장할 것"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12 18: 41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태권도 스타세대가 배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AP통신은 12일(한국시간)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태권도가 새로운 시대를 맞았으며 예전의 선수들을 대신할 새로운 스타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재미가 없다는 악평과 판정 시비가 얽히면서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오는 2013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2020년 대회부터 정식 종목을 현 26개에서 25개로 줄일 예정이다. 이에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런던올림픽에서 태권도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몇 가지 변화를 꾀했다.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위한 '전자호구 시스템'과 '즉시 비디오 판독(Instant Video Replay)제'를 도입하고 머리 공격을 최고 4점(기본 3점, 회전공격 시 1점 추가)으로 높여 박진감을 더한 것.
이러한 변화는 큰 호응을 얻었다. 태권도가 재미있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판정 시비 없는 공정한 스포츠로서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예의바른 스포츠의 이미지를 쌓았다. 악영향도 있었다. 종주국인 한국이 4체급서 금메달 1개과 은메달 1개에 머무르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한국의 부진은 태권도의 세계적 평준화를 불러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AP통신은 전자호구제의 도입 등 변화로 인해 태권도에서 이제까지와 다른 '새로운 세대(Next Generation)'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후안 모레노 미국대표팀 코치 역시 "베테랑들에게 (룰 개정은)적응하기 더 어려울 것이다. 그들이 이제껏 싸워왔던 방식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싸워야 하고 자신의 습관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태권도의 새로운 스타일은 흡사 펜싱에 더 가깝다. 잽처럼 빠르게 차야 하기 때문에 나는 '닭싸움'이라고 부른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바뀐 룰은 기존의 태권도 강자들이 예선에서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티븐 로페스(미국)는 예선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라민 아지조프에게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고 체급을 낮춰 출전했던 세계챔피언 카라미 유세프(이란)도 스페인의 니콜라스 가르시아에 패하며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대해 장 마리 아이어 WTF 사무총장은 "우리는 태권도가 보기에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어지길 바랐다"며 "베테랑 선수들은 바뀐 룰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바뀐 룰에 적응해 메달을 따낸 황경선과 같은 선수들이 등장해 태권도의 새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
모레노 코치는 "로페스와 유세프 같은 선수들은 태권도의 전설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앞으로 태권도에서 활약하기란 힘들 것"이라며 세계 태권도 흐름에 새 시대가 도래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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