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구하기'는 제대로 진행 중인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8.18 08: 23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가 있다.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 4형제 중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막내 라이언을 구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은 부대원들의 갈등과 활약상을 그렸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많은 부하들을 잃은 밀러 대위(톰 행크스)는 지친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는다. 미 행정부가 전사자 통보 업무를 진행하던 중 4형제가 모두 참전한 라이언가(家)에서 며칠간의 시차를 두고 3형제가 전사하고 막내 제임스 라이언(맷 데이먼) 일병만이 프랑스 전선에 살아 있음을 알게 되자 밀러 대위에게 라이언 일병을 찾아 집으로 보내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다.
밀러 대위의 부대는 수 차례 실수를 겪는다. 그동안 대원들은 라이언 일병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동료 여덟 명의 생명을 바쳐야 하는가에 대해 갈등한다. 하지만 밀러 대위는 부대원들을 설득하면서 라이언을 마침내 찾아낸다.

현재 축구계는 2012 런던 올림픽 3~4위전에 박종우가 시도한 행위로 인해 시끄럽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과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의 저자세 외교로 인해 국격이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안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저 공문을 언제 보냈느냐, 저자세의 외교였냐, 사인을 먼저 찍었냐 등의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문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종우에 대한 동메달 수여다.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와 8강 그리고 일본과 3~4위전에서 든든한 역할을 해낸 박종우에 대해 IOC와 FIFA가 동메달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말이 최근 나돌았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이끌어낸 박종우 구하기가 먼저다. 만약 그가 메달을 박탈당한다면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올림픽에서는 메달이 박탈된 사례가 총 51건이다. 그러나 정치적 행위로 메달을 박탈당한 경우는 없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시상대에서 검은 장갑을 낀 손을 치켜들어 선수촌에서 내쫓겼지만 메달 박탈은 없었다.
따라서 박종우가 박탈을 당하게 된다면 씻어낼 수 없는 아픔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우선되는 것은 선수의 아픔이고 그 다음이 말 그대로 국격의 떨어지는 아픔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박종우가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결과만 놓고 갑작스럽게 왈가왈부하고 있다. 물론 박용성 회장과 조중연 회장의 잘못에 대해서는 명약관화하게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일의 순서를 따지는 게 우선이다. 문제를 놓고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충분히 시간이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한다고 해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해결해야 한다. 일단 중요한 것은 박종우 구하기다. 현 상황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고 바로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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