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3~4위전, 일본 아니었다면 졌을수도"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8.22 11: 24

"3~4위전 상대가 일본이 아니었다면 힘든 경기를 했을 것이다".
홍명보 2012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성공했던 런던올림픽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가장 중요한 승부였던 3~4위전에 대해 상대가 일본이 아니었다면 아마 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그 동안 한국이 번번이 고전했던 올림픽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며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원동력에 대해서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대표팀을 성원해 준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 동안 선수로서, 또 감독으로서 세계 대회에 참가하며 느꼈던 부족한 점들을 아주 철저히 준비를 했고 다양한 플랜들을 마련했다. 실제 경기 시작 후 15분간은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할지, 마지막 10분에는 어떤 식으로 할지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 플랜들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또 무엇보다 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3~4위전 및 브라질과 준결승전을 꼽았다. 특히 홍 감독은 운명의 승부였던 한일전에 대해 "아마 일본을 만나지 않고 3~4위전에서 다른 팀을 만났다면 쉽지 않은 경기를 했을 것이고 아마 졌을지도 모른다"면서 "메달이라는 목표와 병역문제까지 걸려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상대로 결정되며 더 큰 승부근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0-3으로 완패했던 브라질전은 가장 아쉬운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잘 준비가 돼 있었기에 상대가 브라질이었지만 주눅들지 말고 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0-3으로 패했지만 이겨서 결승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감독은 '독도 세리머니' 사건으로 인해 박종우가 메달 시상식에 오르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는 한편 귀국 직후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이를 해명하는 공문을 발송한 점에 대해선 "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종우는 충분히 자격이 있는 동메달리스트"라고 말문을 연 홍 감독은 "그는 누구보다 많은 공헌을 했고 노력을 했다. 그런 선수가 시상식은 물론 한국에 돌아와 환영행사 자리에도 참가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처음과 끝을 함께 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기에 환영 만찬이 있기 전날 직접 전화를 걸어 참석하라고 했다. 그것이 박종우한테 마지막까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박종우 문제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낸 것은 좀 더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꼭 일본에 먼저 (공문을) 보냈어야 했는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영국 유학설 등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새로운 자리에 가서 (감독직을) 하는 것은 아직 준비돼 있지 않고 직접적인 오퍼를 받은 것도 없다. 지금은 한 가정의 아버지로, 남편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 연말까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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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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