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 생존' 이정훈, "이제동에게 지는 줄 알았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9.06 00: 11

이틀 간 무려 스타리그, WCG NF, GSL 등 3개 대회 12세트의 경기를 치르는 괴력을 발휘 했다. 살인적인 일정과 처절한 생존게임을 돌파했다는 기분에 '해병왕' 이정훈(19, 프라임)의 얼굴은 들떠있었다. 이정훈은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다. 너무 뿌뜻하고 게이머로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훈은 5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2012' 시즌4 C조서 장민철과 최종전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힘겹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제동과 치렀던 패자전은 백미. 먼저 한 세트를 내주고 2, 3세트를 따내는 뒷심을 발휘했지만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승부의 연속이었다.
고된 일정의 마지막 이었던 GSL 32강전을 통과한 것에 대해 이정훈은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다. 어제부터 대회가 3개가 연달아 있어서 모두 다 다음 라운드 진출을 장담 못했던 상황이었다"면서 "데뷔 무대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GSL까지 16강 진출에 성공해서 기쁘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WCG NF를 포함해 스타리그 GSL 등 3개 대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정훈은 최근 마음을 비웠다고 강조했다. 촉박한 일정으로 연습량 자체에 만족하기 못하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다고
"잠도 줄여가면서 준비하지만 많이 부족하다. 시간도 촉박하고, 결승전에 못 올라간지 1년이 훌쩍 넘어서 우승 타이틀이 정말 간절하지만 급하게 마음을 먹으면 경기가 더 안되는 것 같아. 요즘에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자' '후회없는 승부를 하자'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날 스타1의 살아있는 레전드인 '폭군' 이제동과 맞대결에 대해 묻자 그는 들뜬 목소리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게이머로 밝혔던 이영호와 함께 '리쌍'으로 동급 대우를 받는 이제동과 경기를 우상과의 한 판 승부였다고 표현했다.
"직접 경기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물러날 곳이 없는 패자전이라 아쉬운 마음도 들더라. 스타1 시절부터 이제동 선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위대한 선수와 경기를 해서 영광이었다. 경기력 자체가 부족했기도 했지만 1세트는 완패였다. 이제동 선수의 수비력도 좋았고, 공격 타이밍도 뛰어났다. 압도적으로 졌다. 첫 세트를 지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탈락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2세트 치즈 러시를 선택한 것은 필승의 마음이었다. 최근 정명훈 선수가 임재덕 선수에게 스타리그에서 사용한 전략과 비슷한데 세로방향이라 회심의 일격이 됐다".
마지막으로 이정훈은 "요즘이 프로게이머 생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회도 여러개 많이 생기고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제까지 해왔던 것 보다 세마리 토끼 를 잡을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한다.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경기를 정말 후회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한 다면 불가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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