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몸살’ EPL 회장단, 샐러리캡 도입 논의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9.07 18: 29

TV중계권료 등 매년 엄청난 수입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연봉으로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출하며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디언과 메트로 등 영국 언론들은 EPL 20개 회장단이 지난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모임을 갖고 클럽 재정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샐러리캡의 도입 여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EPL이 갑작스레 ‘샐러리캡 카드’를 꺼내든 것은 매년 엄청난 TV중계료 수입에도 불구, 소속 선수들의 높은 연봉으로 인해 많은 구단들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다.

실제 EPL 20개 팀은 2001-02시즌 당시 전체 수입의 62%에 해당하는 11억 파운드(약 2조 원)를 선수 임금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0-11시즌에는 8%가 더 상승, 총수입의 70%에 해당하는 18억 파운드(약 3조 2400억 원)가 오로지 임금 지불에 사용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10-11시즌의 경우 20개 팀 중 흑자를 기록한 구단은 단 8팀에 불과했을 뿐 12팀이 적자를 기록했다. 지동원이 속한 선덜랜드 역시 선수들의 연봉 지급에만 총수입의 77%를 사용하며 적자를 봤다.
또한 새로운 중계권료 협상을 통해 향후 3시즌(2013~16) 동안 TV중계권료로만 30억 파운드(약 5조 4000억 원)를 벌어들이게 된 EPL로선, 이러한 호재가 선수들의 임금 지불로 또 다시 공중 분해되는 것을 막고자 샐러리캡 도입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샐러리캡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EPL 각 구단들 또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규정을 바꾸기 위해선 20팀 중 적어도 14팀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실제 샐러리캡이 도입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 ‘부호’ 구단주를 등에 업고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 등은 큰 틀에서 연봉 총액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이 오는 2014년부터 적용 예정인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클럽의 지출이 수익 규모를 넘어설 수 없다는 조항)와 같은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그 밖에 스토크시티와 웨스트햄, 위건 등 3팀은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보이는데 반해 풀럼이나 에버튼, 웨스트브롬위치, 뉴캐슬, 토튼햄 등은 이에 대해 아직 확실한 입장을 표현하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향후 EPL 회장단은 9월 말에 다시 모여 샐러리캡 도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어서 과연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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