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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원 "왜 세종이냐고? 시대가 원하는 리더상이죠"(인터뷰)




[OSEN=이지영 기자] ‘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법한 배우 최종원이 뮤지컬 ‘천상시계’로 오랜만에 관객 앞에 선다.

뮤지컬 ‘천상시계’는 조선의 살아있는 성군이자 조선 고유의 문화와 과학정신을 향상시켰던 임금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민 출신인 장영실을 기용하는 이야기를 중점으로 그리고 있다.

최종원은 극중 세종대왕을 맡아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기존 세종들의 모습과는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970년 연극 ‘콜렉터’로 데뷔한 그는 그동안 130여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 영화, 드라마,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연기라면 이력이 나고, 매너리즘에 빠질 법도 하건만,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는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고 말한다.

“장기공연을 할 때, 때때로 직장에 출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인 것 같다.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설레임이 있다.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이 즐겁고, 동료들과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 신선하다. 특히 요즘 젊은 배우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것들을 생각해 낸다. 특히 연극은 매일 매일이 연구의 연속이다. 어제 했던 연기와 오늘 했던 연기가 다르다. 같은 장면이라도 매회 다른 톤을 연기해보면서, 상대 배우와 가장 잘맞는 호흡을 찾는다.”

130여편을 연기하다 보면 이런 저런 역할을 다 해봤을 법 한데, 아직도 하고 싶은 배역이 있단다. 그는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의 주인공 리어왕을 다시 연기해보고 싶다고 한다. 젊었을 때 했던 연기인데, 다시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인생의 연륜이 좋은 연기를 만드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고.



“13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사실 ‘춘향전’의 이도령이나 햄릿은 맡아본 적이 없다. 젊었을 때부터 나이 많은 역을 많이 맡았다(웃음). 30대 중반에 리어왕을 맡은 적이 있는데, 그때 연출자와 계속 부딪혔다. 인생의 굴곡을 겪어온 캐릭터를, 30대인 내가 소화하기엔 다소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그 역할을 한다면 피부에 절실하게 와닿겠지.”

최근 안방에서도 심심치 않게 세종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성군으로만 알고 있는 세종이 ‘대왕 세종’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새롭게 조명됐고, 특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부각되며 화제가 됐다. 이 시대에 왜 세종일까?

최종원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상이기 때문이지 싶다. 한글창제같은 걸출한 업적들도 많지만, 일찍부터 자주국방에 대한 개념이 확고했고, 실천했던 왕이다. 그리고 장영실같은 천민 출신도 적극적으로 기용할 만큼 인재 선발 방식도 획기적이었고, 여러모로 선견지명이 있었던 리더였다. 오로지 백성의 안위를 걱정했던 왕이었다. 이번 뮤지컬 역시 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영실을 기용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정치인들이 이 작품을 많이 봤으면 싶어서 아는 정치인들을 많이 초청했다(웃음).”

이번 '천상시계'는 최종원 외에도 배우 김재한, 감독으로 유명한 여균동이 함께 세종을 연기한다. 특히 여균동이 세종이라는 의외의 캐스팅에 물어보니, 최종원은 그가 감독이라 좀 더 다른 접근을 할 것 같다고 살짝 귀띔했다.

"아직 그의 연기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독특한 세종이 탄생할 것 같다. 감독의 시각에서 분석한 세종의 모습이 나올 것 같다."

시대를 걱정하고 있는 배우 최종원은 그래서 남북한의 배우들이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꾼다. 이미 자신은 많은 것을 이뤘다고 밝힌 그에게 꿈에 대해 물었다. 배우로서의 꿈이 아직 남아있냐고. 그런데, 그는 의외로 통일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난 내 나름의 성공을 이뤘다. 이제는 선배의 위치에서 선배다운 선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지금 충분 사랑받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로서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또 통일이라는 초석을 까는 마음으로 남북 배우들이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속초 쪽에 남북배우들이 함께 문화에 대한 회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지방 자치단체들과 이야기 중이다. 예술인들에게 이데올로기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 그 동안 47개국을 다녔는데, 해외서 교포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정치 논리가 아니라 민족의 논리로 만났으면 좋겠다. 남북 배우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배우라는 타이틀로 삶을 마감하는 거? 이런 것들이 앞으로 나의 목표다(웃음).”

bonbon@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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