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생애 첫 퇴장', 전화위복 만든 KIA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6 21: 04

김선빈을 그라운드에 남겨둔 덕분에 몰수패는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단 철수로 인해 선수들의 그라운드 복귀와 함께 퇴장 조치로 덕아웃을 떠났다. 야구 인생 첫 퇴장을 당한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의 16일. 이는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무사 만루 위기를 딛고 거둔 한 점 차 신승으로 이어졌다.
KIA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SK전에서 6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앤서니와 5회 나지완의 결승 희생플라이, 그리고 8회말 선 감독 퇴장에 이은 무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며 3-2로 신승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54승 5무 58패(5위, 16일 현재)를 기록하며 지난 4일 사직 롯데전부터 이어졌던 원정경기 5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KIA가 3-2로 앞선 8회말 무사 1,2루 SK의 공격. 4번 타자 이호준이 친 타구는 심판진의 파울 판정과 선 감독의 페어 주장으로 첨예한 대립각 속 항의가 일어났다. 심판진은 타석에서 스윙한 이호준의 왼발을 맞고 페어 지역으로 타구가 들어갔다며 파울을 판정했고 선 감독은 당연히 페어인 만큼 3루수 병살타로 인플레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 감독은 유격수 김선빈 만을 그라운드에 남겨두고 선수단 철수를 지시했다. 김선빈까지 모두 불러들였다면 KIA는 리드 상황에서 졸지에 몰수패 팀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빗줄기 속 김선빈은 유유히 3루 베이스에 걸터앉았고 윤완주, 이준호 신예들이 번갈아 3루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7시 51분 철수를 지시한 선 감독. KIA 선수단은 14분이 지난 오후 8시 5분 경기 속개에 나섰으나 선수단 철수로 인해 선 감독은 심판진으로부터 이미 퇴장 조치를 당한 뒤였다. 잠깐 자리를 비웠던 사이 이미 퇴장 조치를 받았던 선 감독은 주심 박종철씨의 지시에 따라 퇴장 조치를 당했고 KIA는 졸지에 수장 없이 경기 막판을 치러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이순철 수석코치가 대신 선 감독의 빈 자리를 대신했다.
여기서 마운드에 있던 신인 홍성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 매조지에 나섰다. 이호준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KIA. 그러나 여기서 SK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박정권의 잘 맞은 타구가 3루 직선타가 되었고 김강민의 타구는 유격수 병살타로 이어졌다. KIA는 위기에서 무실점 선방을 보였고 SK는 완벽했던 기회를 발로 걷어 찬 셈이었다.
현역 시절에도 퇴장을 당하지 않았던 선 감독은 이날 퇴장으로 야구 인생 이래 첫 퇴장의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했고 상대 타선의 결정력 부족까지 편승하며 원정경기 5연패를 끊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어떻게보면 선 감독의 퇴장이 선수들의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키며 경기 집중도를 높이는 전화위복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경기 후 선 감독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데 선수단이 끝까지 최선 다해 이겼다. 다음 4연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경기에 대한 평만을 남겨두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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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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