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결산] 높아지는 야구 인기 외면한 10구단 갈등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07 06: 55

올해 출범 31주년을 맞은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그 인기를 더해가며 우리나라 대표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지난 2일에는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한 시즌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프로야구는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MBC 청룡(현 LG), 해태 타이거즈, 삼미 슈퍼스타즈 등 총 6개 팀으로 시작했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가 창단한 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현 SK)가 생기면서 8개구단 체제가 형성됐다.
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야구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판을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지난 2월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 창단 허가를 받았다. NC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60승5무35패로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하며 내년 1군 진입을 향해 순항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리그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것. 홀수팀일 경우 일정을 짜는 것도 어렵거니와 당장 개막전부터 한 팀은 쉬어야 한다. 자연스레 10구단 창단 필요성이 커졌다. 수원시와 전라북도가 올해초 KBO에 10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10구단 창단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총재와 9개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5월 10구단 창단을 유보했다. 아직 10개 구단을 운영할 만한 인프라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구회 등 각종 체육 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10구단 창단을 촉구했다. 선수협은 7월 올스타전 보이콧 선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7월 이사회가 10구단 문제를 KBO에 위임했으나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응룡 전 삼성 사장은 "처음부터 9구단을 반대했다. 그러나 9구단이 생긴 이상 10구단은 꼭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는 감독들도 내년에 일정상 생길 수 있는 5연전, 6연전 등의 고충을 문제로 들어 10구단 창단을 지지하고 있다. 한 감독은 "지명을 많이 받게 되면 야구를 하려는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일어나는 행정, 절차상의 문제는 현장을 잘 모르는 야구계 인사들의 '탁상공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9개 구단 체제는 기형적인 일정을 낳고, 그에 영향을 받은 선수들의 피로도는 경기에 나타난다. 반대 구단들이 주장하는 경기의 질적 저하는 9개 구단 체제에서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결국 구단수를 줄일 수 없다면 야구를 위해 10구단이 생겨야 한다.
지난 7월 선수협이 올스타전 불참을 철회했을 때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10구단 창단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해 10구단이 2014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창단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는 KBO의 결정을 전했다. KBO가 '10구단 로드맵'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창단에 반대한 일부 구단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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