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화려한 가을데뷔' 노경은, 두산 중심됐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10 10: 43

“구위, 변화구 봤지 않은가. 올해 윤석민(KIA)보다 훨씬 낫다”.
팀이 10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타선 지원이 빈약했을 뿐 경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한 구단 전력분석원은 국내 최고 우완으로 꼽히는 윤석민보다 낫다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쾌투로 장식한 노경은(28, 두산 베어스)은 비록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실질적인 서울팀 선발 에이스다운 쾌투를 유감없이 뽐냈다.
노경은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서 6⅓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자기 몫을 해냈으나 1-1로 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 홍상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최고 구속도 150km에 포크볼은 물론 커브, 슬라이더, 투심 등 자신의 구종을 골고루 섞어 던진 쾌투였다.

팀은 1-2로 패하며 2연패로 주저앉아 한 번만 더 패하면 그대로 시즌을 접을 위기에 처했으나 사실 여기에 노경은의 과오는 제구가 다소 불안했다는 점을 빼고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타선 지원이 아쉬웠을 뿐 기본적으로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로서 자기 몫은 확실히 했기 때문이다.
투구 내용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매력적이던 노경은의 쾌투다. 스트라이크 65개, 볼 42개로 약간 볼이 많았던 노경은은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페넌트레이스 주 패턴이던 직구-포크볼 대신 투심-슬라이더 위주 투구를 보여줬다. 역회전되어 짧게 꺾인 투심 패스트볼은 무려 150km까지 계측되었으며 슬라이더도 142km까지 찍히며 홈플레이트에서 꿈틀댔다.
스토리도 많고 공도 빠른데 여러 가지 구종을 던지는 데다 약점이던 제구력까지 보완되며 후반기 팀의 확실한 선발 에이스가 된 노경은이다. 한 구단 전력 분석원은 “올해 윤석민보다 훨씬 낫지”라며 노경은의 구위와 변화구 구사력을 칭찬했다. 9월 두 번의 완봉승 이후 팔색조 투구를 보여주는 광속구 선발이 되었기 때문이다.
21번의 준플레이오프 중 2연패 후 3연승한 예는 2010년 두산이 롯데를 상대로 거둔 단 한 번의 시리즈다. 따라서 현재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확률은 무려 95.2%. 그러나 야구는 당장 현재만 하는 것이 아니다. 2012시즌 두산은 또 다른 세대교체도 준비 중이던 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새로운 선발 에이스가 된 노경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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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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