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마운드를 지켜라! 이중선발 전쟁예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0.23 07: 21

“작년에 ‘1+1’ 전략이 히트하지 않았나. 그만큼 단기전에는 두 번째 선발투수가 중요하다.”
지난 1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는 한국시리즈에 대해 두 번째 선발투수가 키를 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차우찬을 두 번째 선발투수로 낙점, 차우찬은 1차전 3이닝 무실점으로 시리즈 기선제압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차우찬은 기세를 몰아 5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며 삼성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미 류 감독이 ‘1+1’ 전략을 전한 만큼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은 선발투수 뒤에 또 한 명의 선발투수를 대기시킬 것이다. 올 시즌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 5명 중 4명이 두 자릿수 승을 올렸고 부상으로 약 두 달을 결장했던 윤성환도 9승을 거뒀다.
다시 말해 삼성은 그 어느 팀보다 선발로 올릴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7전 4선승제, 두 번의 2연전 후 이동일이 있는 한국시리즈에선 선발투수 4명이면 충분하다. 투수진이 두터우니 두 번째 선발투수 후보도 수준급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차우찬이 두 번째 선발투수 비밀병기로 낙점될 것으로 보이며 11승을 올린 선발투수 브라이언 고든도 불펜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시리즈가 후반으로 전개된다면 장원삼도 선발투수 다음 투수로 등판이 가능하다.
비록 차우찬이 올 시즌 6승 7패 평균자책점 6.02로 부진했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기본적으로 차우찬은 빠른공을 지녔고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좌투수로 한 번 페이스가 올라가면 쉽게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미 작년 한국시리즈서 두 번째 선발투수로 쏠쏠한 활약을 한 경험이 있다.
고든도 프로생활 내내 선발과 불펜에서 골고루 뛰어봤고 마이너리그까지 염두에 두면 사실상 불펜 등판이 선발 등판보다 많았다. 또한 고든은 정면승부보다는 커브를 주무기 삼아 공의 변화로 타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앞서 나온 선발투수와 다른 유형의 투수로서 활용하기 좋다.
시리즈가 6, 7차전까지 간다면 17승 다승왕 좌투수 장원삼도 두 번째 선발투수로 불펜 대기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차우찬보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지니고 있어 우승을 위한 최종전 회심의 카드로 나설만하다. 
중요한 것은 SK도 ‘1+1’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SK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그랬던 것처럼 두 번째 선발투수의 호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서 철통 마운드를 유지하려 한다.
SK는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선발투수 김광현이 부진하자 시리즈에 단 한 번도 등판하지 않은 채병룡을 두 번째 투수로 낙점했다. 비록 김광현이 1⅔이닝 3실점으로 초반 흐름을 롯데에 내줬지만 후속 투수 채병룡이 4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타선이 터지며 SK는 역전승했다. 채병룡은 이미 큰 무대에서 선발과 불펜을 모두 해봤고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내려진 보직을 수행하는 법을 안다.
3차전 선발 등판에서 부진했던 송은범도 두 번째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마무리 투수도 경험한 만큼 구위가 좋고 가을 무대서 정규시즌 보다 더 잘해왔다. 한국시리즈 선발진에 제외된다면 박희수-정우람에 편중된 좌투 필승조에 우투 요원으로 더해지거나 선발 투수 다음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후 이만수 감독이 밝힌 데이브 부시의 한국시리즈 합류도 주목되는 부분. 메이저리그 56승 투수로 빅 리그에선 선발 경험이 불펜보다 많지만 2011시즌에는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었다.
삼성과 SK 모두 2000년대 양질의 마운드를 구성하면서 각각 4번과 3번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양 팀 사령탑의 머릿속에 자리한 두 번째 선발투수가 누가 될지, 그리고 어떤 투구 내용을 보일지, 이번 한국시리즈서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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