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채시라, 정반대 색깔로 '안방 유혹'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0.26 17: 23

연예계 대표 기혼 여배우 두 사람이 정 반대 색깔로 안방극장에 풍성한 연기내공을 펼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이하 나비부인, 극본 문은아, 연출 이창민)에 출연 중인 배우 염정아와,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의 헤로인 배우 채시라가 그 주인공. 20대 여배우들이 풋풋한 외모로 사랑 받고 있다면, 이들은 오랜 연기 생활을 통해 쌓인 카리스마로 당당히 극의 중심을 잡는다. 40대에 접어들었지만 20대 배우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아름다움 또한 이들이 간직한 무기다.
염정아는 ‘나비부인’에서 은퇴 여배우 남나비 역을 맡아 톱 탤런트의 자아도취식 안하무인 태도를 코믹하게 연기하는 중.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스캔들의 제왕으로 불렸던 탓에 대부분의 남자가 자신과 만남을 갖길 바란다고 착각하고, 모든 카메라는 자신을 향한 파파라치샷으로 오해하며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것이 나비의 주된 움직임. 상대의 해명은 들은 채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주장만 내뱉고 자리를 뜨는 모습은 밉상으로 보이기보단 빈틈 많은 나비 캐릭터를 설명하며 한바탕 웃음을 안긴다.
여배우 캐릭터답게 화려한 의상을 몸에 걸쳤지만 넘어지고 코믹 표정을 짓기도 수차례. 상대에게 물벼락을 맞는 신은 한 회 걸러 등장할 정도다. 이를 소화하는 염정아는 ‘몸개그’도 마다치 않는 적극적인 코믹 연기로 나비 캐릭터에 생생함을 불어넣는다.
웃기고 망가지는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연예계를 은퇴해야 했던 나비는 벼랑 끝에서 남편 로이킴(김성수)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그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새 삶을 사는 중. 최근에는 로이킴이 사기 사건에 연루되고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나비가 절절한 그리움을 표출하는 모습이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 여기에 로이킴의 과거가 온통 조작된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나비의 모습은 데뷔 21년차 배우 염정아의 호연으로 나비 캐릭터가 영 가볍지만은 않은 인물임을 표현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염정아가 코믹으로 무장했다면, 채시라는 복수의 화신으로 분해 실감나는 분노 연기를 펼치며 활활 타오른다. 채시라는 ‘다섯손가락’에서 부성그룹 회장이자 아들에 대한 집착적 사랑을 펼치는 어긋난 모성의 주인공 채영랑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재벌집으로 시집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학대당하다 끝내 남편을 살해하는 이 엽기적인 여인은 그러나 채시라의 깊이 있는 연기로 극단적이라는 지적에도 일말의 설득력을 얻는다. 영랑은 자신의 실패한 결혼생활을 아들의 성공으로 보상 받으려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목표에 방해가 되는 인물에게 범죄 누명을 씌우는 것은 물론 제거하기까지도 마다치 않으며 섬뜩한 모성을 보인다.
여기에 40대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외모와 세련된 옷차림은 대표 악녀 캐릭터다운 모습으로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그룹의 회장으로 우아하기 그지없지만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번뜩이는 눈빛 하나로 극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건 채시라라는 미모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가 탄생시킬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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