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도전' 류현진, 연봉 손해는 감수해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30 12: 30

1000만불 이상의 입찰 금액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포스팅시스템을 거친다는 점. 완전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아니라 제한적 FA인 만큼 포스팅 금액이 연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7시즌 동안 국내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군림했던 류현진(25, 한화 이글스)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팬들의 이목을 확실히 집중시키고 있다.
한화 구단은 지난 29일 김응룡 감독과 함께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해 오랜 시간 다각적인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한 결과, 대한민국의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대형 에이전트인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워낙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의 마음이 컸던 만큼 올 시즌 중 메이저리그 구단 고위층을 비롯해 수많은 스카우트들이 직접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지켜보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 1000만~1500만 달러에서 형성될 수 있다"라며 류현진이 매력적인 카드임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천웨인(볼티모어)과도 비교 중. 천웨인은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32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12승 11패 평균자책점 4.02로 선발진 한 축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천웨인은 지난해까지 주니치에서 뛴 후 이적료 발생 없이 자유의 몸으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다. 천웨인은 일본에서의 7시즌 동안 127경기 36승 3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9의 성적을 올렸고 3년 약 1200만 달러(한화 약 131억원, 2015년 구단 옵션 475백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이 몫은 선수에게 돌아가는 몫이다.
포스팅시스템 입찰 과정을 거치는 만큼 류현진에게 돌아가는 몫은 천웨인보다 더 적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류현진의 가치는 높이 사고 있으나 아직 국내 프로야구에 대해 일본 프로야구 정도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팅시스템의 시초가 된 이상훈(전 LG)부터 진필중, 임창용, 최향남(KIA) 등은 모두 100만달러 미만의 입찰금액을 통보받았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일단 교섭권부터 얻기 위해 교섭권을 향한 금액이 높아질 가능성은 분명 높다. 그러나 그만큼 선수 개인의 연봉이 의외로 적게 나올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초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 입단을 꾀했던 당시 라쿠텐 우완 에이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에 대한 입찰금액은 1900만 달러였으나 기대보다 낮은 4년 1500만 달러의 연봉 계약 제시로 선수가 발길을 돌렸던 바 있다.
지난해 라쿠텐에서 17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 2008년 이후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낸 이와쿠마는 자유의 몸으로 시애틀에 입단했으며 첫 연봉은 1년 150만 달러에 그쳤다. 시애틀 입단 후 이와쿠마는 맙업맨 기대치를 넘어서 선발로 정착, 9승 5패 평균자책점 3.16의 맹활약으로 팀에 웃음을 안겼다. 지금의 이와쿠마는 제대로 된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은 27경기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분전했으나 승운이 없어 유일하게 10승 고지를 밟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어쨌든 류현진에게도 올해가 커리어로우 시즌인데다 포스팅시스템에서 입찰 경쟁이 붙는 만큼 선수 연봉 면에서 의외의 손해를 염두에 둬야 한다. 최고 입찰금을 써낸 팀은 류현진과 단독 교섭권을 얻기 때문에 밑질 것이 없다. 당장은 아깝더라도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서 자랑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후속 대박 계약은 꿈이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 에이스의 메이저리그 직행은 팬들의 바람이자 야구인들에게도 커다란 염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다면 당장 찾아올 의외의 손해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재 류현진의 입장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태평양 너머로 시선을 돌린 류현진은 '위대한 도전자'로 우뚝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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