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서울-수원, 삼각분석 통한 경기 전망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1.04 08: 39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열린다. 서울은 우승을 굳히기 위해 승리를 노린다. 또 최근 7연패를 설욕하기 위해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한다. 수원은 서울만 만나면 힘을 얻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상승세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단순히 경기 이상이다. 정규 리그 7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리그 1위팀과 3위팀의 충돌이다. 서울(승점 80)은 2위 전북(승점 73)을 따돌리고 우승을 굳히기 위해, 수원(승점 66)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이것 말고도 이겨야 할 이유는 많다. '엘 클라시코'에 버금가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 혈투다. 서울과 수원전은 단순히 선수들만의 대결이 아니다. 코칭 스태프와 팬 그리고 구단 프런트들의 대결로도 이어진다.

OSEN은 서울 담당 우충원 기자와 수원 담당 이두원 기자가 3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올 시즌 '슈퍼매치' 최종전을 분석했다.  
▲ '데몰리션' VS '스라소니'
우: 공격수 데얀이 살아나야 한다. 올 시즌 서울이 넣은 65골 중 3분의 1이 넘는 27골을 넣은 데얀은 유독 수원전에서는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얀은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선수다. 그는 K리그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5월 최단기간인 173경기 만에 100호골을 통과했다. 기존 김도훈 성남 코치의 220경기 기록을 무려 47경기나 앞당겼다.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가 보유한 외국인 최다골도 달성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현재 118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데얀도 수원전에서 슈팅 수를 늘려가며 점차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데얀이 득점하면 K리그 통산 외국인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면서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 타이(2003년 김도훈 28득점)를 이루게 된다.
 
데얀의 욕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는 "팀의 우승이 먼저다. 내가 몇 골을 넣을까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K-리그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매력적이다. 우리는 역대 최강의 진용이다. 내 임무는 골을 넣는 것이다.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30골 이상은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몰리나도 특급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데얀과 '데몰리션' 콤비를 이루고 있는 몰리나는 K리그 공격 포인트서 33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0.94개의 공격 포인트다. 득점은 17골이고 어시스트는 16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발끝에서 서울의 공격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위력적이다.
이 : 공격력에 있어 서울이 데얀-몰리나 콤비에 대한 의존이 큰 데 반해 수원은 활용 가능한 득점 자원이 다양하다. 언제 어디서, 누가 터질지 모르는 게 바로 수원이다.
실제 올 시즌 19골을 합작한 라돈치치(11골)와 스테보(8골)가 정상적으로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지난 경남전에서 2골을 터트릴 만큼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조동건(2골)과 ‘조커’ 하태균(6골)도 건재하다. 여기에 측면자원인 에벨톤C(7골)과 서정진(4골)도 시즌 4번째 슈퍼매치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활용 자원은 많지만, 윤성효 감독에게도 고민은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팀 득점의 1/3을 책임지고 있는 라돈치치와 스테보의 골침묵이 길어지고 있다는 게 걱정이다. 라돈치치는 지난 8월 대전전 2골 이후 6경기째 골맛을 못 보고 있고, 스테보 역시나 5경기째 득점이 없다. 한 술 더 떠 에벨톤C는 마지막으로 득점을 기록한 게 5개월 전이다. 윤 감독은 괜찮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외인들의 계속된 부진은 서울전을 앞두고 걱정일 수밖에 없다.
반면 조동건과 서정진, 이상호 등 폭넓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는 국내파들의 최근 활약상은 수원의 믿을 구석이다. 특히 지난 두 차례의 슈퍼매치에선 아쉽게 결장했지만, 10월 24일 경남을 상대로 2골 원맨쇼를 선보이며 부활을 알린 조동건은 윤성효 감독의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 최소실점 VS 철옹성
우 : 올 시즌 서울은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포백라인은 좀처럼 실점을 하지 않는다. 올 시즌 34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하위 스플릿에 있는 인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을 펼치고 있지만 서울이 더 적다.
또 2위에 이름을 올린 전북이 최소실점 3위다. 사실상 2위인 전북 보다 5골이나 적다. 중앙 수비수 뿐만 아니라 측면 자원들도 안정적이다. 기본적인 수비력 뿐만 아니라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 전북전에서 서울 수비진은 1실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수원이 전북을 상대로 3실점을 하는 반면 서울의 수비진은 안정적이다. 지난 10월 3일 서울전을 포함해 4경기서 3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공격적 축구를 펼치고 있는 팀들과의 대결이었다.
가장 최근 열렸던 슈퍼매치서도 의외의 결과였다. 오장은이 슈팅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가 골로 연결됐다. 따라서 의외의 실책만 연결되지 않는다면 해볼만 하다. 분명 서울은 올 시즌 최소실점이다.
이 : 수비라인만 놓고 보면, 수원은 서울을 압도한다. 서울만 만나면 저승사자로 돌변했던 수원의 철옹성 뒷문은 슈퍼매치 7연승을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실제 수원은 2010년 8월 4-2 승리 이후 6연승을 거두는 동안 FA컵 2-0 승리까지 포함해 서울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을 만큼 강력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특히 서울이 자랑하는 데얀-몰리나 콤비를 꽁꽁 묶었던 ‘주장’ 곽희주가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은 수원의 자신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지난 10월 슈퍼매치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보스나 역시 출격 준비를 마쳤고 양상민, 최재수, 오범석으로 이뤄진 풀백자원들 역시 서울에 견줘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성룡이 지키는 골문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건, 지난 10월 전북전 3실점 이후 4경기에서 단 1실점에 그칠 만큼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공격력이 강한 서울이라도 수원의 수비라인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팽팽한 외인대결
우 :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데몰리션'콤비가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둘의 득점을 합하면 44득점이다. 그만큼 데얀과 몰리나에 집중된 것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 아시아쿼터인 에스쿠데로도 부상서 회복했다. 전북전에서 보여준 돌파 능력은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수비수 아디는 리그서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대단한 능력이다. 아디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서울의 승리는 따논 당상이다.
이 : 슈퍼매치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윤성효 감독은 스테보와 라돈치치, 에벨톤C, 보스나 등 외국인 선수들을 풀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테보와 라돈치치의 경우  "그들이 전방에 나란히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겐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윤 감독의 말처럼 이변이 없는 한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더욱이 스테보와 라돈치치는 수원이 7연승을 거두는 동안 각각 3골과 2골1도움을 기록했을 만큼 슈퍼매치 활약상이 두드러졌던 인물들이다. 홈이 아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라돈치치는 지난 8월 서울 원정에서 혼자서 2골을 터트리며 팀의 2-0 완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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