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최고 반전 엔딩.."송중기, 문채원 기억한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1.16 08: 05

'착한 남자'의 결말에는 마지막까지 숨겨진(?) 반전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희 작가의 남다른 필력이 만개한 대목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한 남자' 최종회는 강마루(송중기 분)가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고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서은기(문채원 분)와 재회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듯한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강마루는 과거 서은기와의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것이 심각해져 생사의 기로에 섰다. 그는 수술 하루 전날, 뒤늦게 자신의 지난 진심을 모두 깨닫고 찾아온 서은기를 쫓아 거리로 나갔다가 그녀를 살해하기 위해 찾아온 안민영(김태훈 분)의 칼까지 대신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강마루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
그러나 쓰러진 강마루의 모습 다음 장면에는 '7년 후'란 자막과 함께 반전 스토리가 그려져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강마루는 수술을 잘 받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기억을 상실한 상태였다. 7년이란 시간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의학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고 지방의 한 보건소에서 의술을 펼치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을 지키며 조그만 카페를 운영 중인 서은기는 자신에 대한 기억조차 잃어버린 강마루를 향해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최종 엔딩 장면에는 강마루가 서은기에게 커플링을 건네며 두 사람이 그토록 염원했던 평범한 사랑, 보통의 연애를 시작하는 듯한 뉘앙스로 끝이 났다. 이를 두고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강마루가 기억을 잃은 채로 재회한 서은기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라 해석했다.
그러나 여기에 또 한 번의 반전이 숨어있어 화제다. 엔딩에서의 강마루는 서은기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 즉,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다. 선물로 건넨 커플링도 7년 전 이미 구입했던 선물이다. 그가 반지를 사러 간 장면은 앞서 등장한 바 있다.
'착한 남자'의 한 관계자는 16일 OSEN에 "마지막 장면에서 또 한 번의 반전이 등장한 것"이라며 "강마루는 서은기와의 기억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던 거다. 마지막에 강마루가 7년 전의 커플링을 그대로 건네면서 빙그레 미소를 짓자 그가 기억이 있다는 걸 서은기 역시 알아차리게 된 거다. 그래서 서은기 역시 밝은 미소를 보이며 7년 전 고단했던 두 사람의 사랑이 비로소 평범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시작되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결국 7년이 흐른 현재도 강마루는 서은기와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후반부에 이어진 강마루의 내레이션으로도 확인된다. 이날 강마루는 "은기가 물었다. 그때 터널에서 왜 자신을 차를 피하지 않았냐고. 은기에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난 그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난 세상과 내 자신에 몹시 지쳐있었고 이번 생은 그냥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다.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 은기와 꼭 다시 만나 그땐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세상사람 누구나 하는 평범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그렇게 신에게 기도했던 거 같다.(중략)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리우면 그리웠다고 말하고 설레며 감사하며 그렇게 누구나 하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싶다고 기도했던 거 같다. 그리고 난 다시 신에게 기도한다. 고맙습니다. 난 지금 행복합니다"라는 후반부 내레이션은 결국 강마루가 그간 꿈꿔온 서은기와의 평범한 사랑을 이루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 맛도 없는 서은기 카페의 샌드위치로 모든 끼니를 떼운다는 설정 역시 강마루가 서은기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강마루와 서은기의 생사여부부터 로맨스의 결말 등 엔딩을 놓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착한 남자'는 결국 막판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이 작가의 쫀쫀한 필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마치 강마루가 기억을 잃은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설정 가운데 사실은 오랜 시간동안 지켜온 단단한 사랑의 위대함을 알려준 것.
한편 이날 '착한 남자' 최종회는 18%의 시청률을 거두며 끝까지 수목극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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