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 “섹시한 내 모습, 오글” 왜?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11.20 09: 43

역시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이어 코미디 영화 ‘자칼이 온다’ 출연 선택은 탁월했다. 이렇게도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여배우였다니. 송지효는 지금 막 ‘자칼이 온다’ 촬영을 마치고 온 듯 유쾌한 분위기를 마구 뿜어내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드라마 ‘궁’, ‘계백’, 드라마 ‘쌍화점’ 등 그간의 작품들 속에서 송지효의 역할들을 보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은 눈빛을 보내는 연약한 여성이 대부분으로 송지효의 이미지 또한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송지효에게 재미난 변화들이 일어났고 이제 송지효의 눈을 보면 눈물이 아닌 장난기가 느껴진다.
“남자에 대한 낯가림이 있었어요. 남성분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죠. 그런 애로사항들이 있었는데 ‘런닝맨’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완화됐어요. 그리고 녹화할 때 나한테 초점이 맞춰지거나 내가 얘기할 때 주변에서 조용히 하면 부담감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2년이란 시간을 ‘런닝맨’에서 활동하면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도 활발해지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미션을 하면서 시민들과 교류가 있다 보니 기존에 고정된 나의 이미지 틀이 깨진 것 같아요.”

‘런닝맨’을 하면서 멍한 표정을 자주 지어 멍지효라는 별명이 생긴 그는 ‘섹시지효’보다는 ‘멍지효’가 좋다. 대중에게 여배우로 비치기 위해 특별히 이미지 관리를 한다든가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을 원하는 배우가 아니다. ‘런닝맨’에서 보이는 송지효의 모습이 딱 그의 성격이다.
그래서 ‘자칼이 온다’ 포스터에서 접할 수 있는 송지효의 섹시한 모습이 본인에게도 낯설다. 포스터 속에서 송지효는 진한 아이라인과 블랙 미니스커트, 블랙 스타킹으로 시크함과 섹시미를 한껏 강조했다.
“그런 섹시한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것도 있긴 해요. 가끔 섹시함을 연출한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가끔은 낯설어요. 요즘 ‘자칼이 온다’ 이미지가 붙여진 버스를 보거나 포스터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차를 타고 가다 포스터를 보면 ‘나 지나간다. 나 지나가’ 그러기도 하고 버스 포스터가 커서 ‘쟤(송지효) 너무 크다’ 생각이 들기도 해요.(웃음)”
섹시지효보다 멍지효가 익숙한 송지효는 ‘자칼이 온다’에서 김재중과 손잡고 제대로 함께 망가졌다. 맨손으로 건물 외벽을 오르는 것은 물론 실수로 김재중의 다리 사이에 칼을 떨어뜨리고 샴페인 병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어리바리한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재중 씨가 자신의 이미지를 모두 버리고 겁내지 않고 망가져서 고맙기도 하고 기특했어요. 그래서 저도 자극을 받았죠. 그 친구와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았어요. 정말 재중 씨 만만치 않게 망가졌죠.”
특히 송지효가 전설의 킬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에 뽀글 퍼머를 한 채 엉성한 무술 동작을 취한 장면은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진다.
“사실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창피해서 죽을 것 같았어요. 수십 명 앞에서 해야 했으니까요. 영화의 웃음 포인트가 그 장면인데 하면서 손발이 오그라들었어요. 메이킹 영상을 보면 그때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창피해요.(웃음) 그리고 헤어스타일은 저의 선택권한이 없었죠. 봉민정(송지효 분)이 안 예쁘게 나오면 어쩌지 생각하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그런 생각을 놨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스태프들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이처럼 뽀글 퍼머에 어설픈 모습 등 ‘자칼이 온다’에서 송지효가 마냥 망가지기만 했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노(NO)!’다. 송지효는 대결 장면을 위해 2달 동안 액션을 배웠고 대역 없이 와이어 액션을 소화, 정말 멋진 장면을 완성했다.
“‘썸’ 작품을 하면서 직업의 특징을 완벽히 살리지 못해 후회했어요. 그래서 내가 맡은 역할은 제대로 책임을 지자는 생각을 했고 이번 영화에서 못해도 모든 액션을 제가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비주얼적으로 안 되는 부분은 포기해야 했죠. 고난도 기술 외에 웬만한 거는 제가 다 했어요. 그 중 하나가 와이어를 타는 거였고 열심히 했어요.”
이번에 두 달 동안 액션을 배우며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던 송지효는 코미디 영화 ‘자칼이 온다’를 비롯해 공포 영화 ‘여고괴담3’, 사극 ‘계백’, ‘주몽’ 등 거의 모든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봤다. 그러나 송지효는 아직 배고프다.
“정통 액션영화도 해보고 싶고 보기만 해도 눈물 나는 멜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것, 그게 지금까지 본 이미지와 똑같든, 그리고 또 다르게 보이는 거 든 하고 싶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 드렸다면 ‘송지효에게 저런 모습도 있었구나’ 알게 될 거예요. 여하튼 그런 걸 다 떠나서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거면 좋겠어요. (감독님들) 연락 기다릴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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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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