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아줌마같이 수다스러운 거? 엄마 쏙 빼닮았죠”[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11.22 10: 46

배우 윤상현,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다. 질문 하나 했을 뿐인데 줄줄 대답을 늘어놓는다. 인터뷰 한 시간 내내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모든 질문에 열정적으로 답하는 모습이 10대 아이돌 만만치 않았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지고는 못살아’ 등뿐 아니라 최근 ‘승승장구’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카페 안이 떠나가라 큰 목소리로 껄껄 웃으면서 쉴 새 없이 얘기를 쏟아내는 윤상현, 이 모든 게 다 어머니 덕(?)이다.
“엄마가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 떠는 걸 보면 엄마 혼자 얘기해요. 다른 아줌마들은 옆에서 ‘그렇지’ 하면서 추임새를 넣고 엄마 혼자 떠들죠. 엄마는 아침부터 저녁 먹기 전까지 7시간을 아줌마들하고 떠들고 집에 와서 또 가족들하고 얘기해요. 온종일 수다를 떨었다고 해서 엄마가 지친 걸 본 적이 없죠.(웃음)”

윤상현 또한 마찬가지. 촬영 현장에서나 스케줄 이동 중에도 입이 가만히 있질 못한다. 영화 ‘음치클리닉’에서 호흡을 맞춘 박하선이 윤상현에게 ‘아줌마’라고 한 것도 이 때문. 그러나 끊임없이 즐겁게 얘기하며 사는 것. 그것이 윤상현이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태프들하고 다닐 때 혼자 떠들어요. 제가 말 안하고 있으면 스태프들이 아프냐고 걱정해요. 저는 즐거운 게 좋아요. 주변에서 ‘왜 이렇게 동안이니’, ‘동안 비법이 뭐냐’하고 물어보는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즐겁고 재미있는 게 좋아서 나 스스로 그런 것들을 찾아서 살고 있죠.”
윤상현은 데뷔 이래 처음 도전한 코미디 영화 ‘음치클리닉’에도 특유의 긍정에너지를 가득 담았다. 완치율 100%를 자랑하는 스타강사 신홍으로 분해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살렸다.
- 영화를 처음 찍어봤는데 스크린에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할 것 같다.
▲ 항상 조그만 브라운관에서 봤는데 큰 화면에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걱정되기도 하고 심란해요. 그래서 내가 잘하는 장기인 풀어진 역할로 처음 시작한 건데 시험 보는 기분 같아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데 걱정이에요. 그런데 영화계 문턱을 넘은 기분 상큼하고 기분이 좋아요. 드라마 찍을 때와는 전혀 다르죠.
이렇게 인터뷰하는 기분도 달라요.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설레죠. 드라마 처음 했을 때 기분하고 비슷해요. 신인 때처럼 사진을 찍는 것도 오랜만이고 영화를 홍보하는 것도 처음이고 재미있어요.
- 데뷔 7년 만에 영화 출연을 결심했는데 설레거나 두렵지는 않았나.
▲ 신홍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제가 자신이 있어서 많이 긴장하지 않았어요. 촬영장 가서도 신기해했죠. 드라마보다 정말 디테일하고 준비를 오래 하는구나. 확실히 드라마보다 여유가 있어서 찍으면서 적응도 쉽게 하고 편해졌어요. 촬영하다가 여유를 즐길 줄 알게 됐죠. 김진영 감독님과 의견도 많이 나누면서 연기를 했고 영화의 기초적인 부분을 배웠어요.
- 드라마에는 많이 출연했지만 영화는 처음이다. 한 토크쇼에서 그동안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가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 드라마와 달리 영화판은 젊었을 때부터 영화가 좋아서 하거나 연극 무대에서 계속 내공을 쌓고 온 분들이 하는 장소에요. 저는 32살에 데뷔했는데 드라마 ‘겨울새’부터 연기를 한 게 맞아요. 그때부터 연기를 본격적으로 한 거죠.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다들 저한테 영화 진짜 처음 찍었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웃음)
- 첫 영화에서 아줌마 파마에 늘어진 티셔츠를 입는 등 제대로 망가졌는데?
▲ 정말 많이 망가졌어요. 솔직히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 할 때도 이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어요. 관객들이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리기도 할 거예요. 행동이나 표정, 손짓, 발짓, 복장 절로 ‘어우~’ 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망가지는 걸 주저했죠. ‘시크릿 가든’의 오스카로 멋진 이미지를 쌓아왔기 때문에 감독님에게 ‘아저씨’의 원빈처럼 수트 입고 싶다고 했는데 거적때기 입으라고 했어요. 없어 보여야 한다고 해서 의류수거함에서 꺼낸 옷 같은 걸 입었어요. 사이즈도 안 맞고 옷에서 진짜 냄새까지 났어요.
- 영화 마지막 큰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오랜 시간 계속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해야 해서 목에 무리가 가지는 않았는지?
▲ 목이 잘 안 쉬어요. 배로 노래하니까 목이 잘 쉬지 않아요. 그 장면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찍었죠. 그래서 촬영할 때 감독님이 목을 아끼라고 했는데 아무리 불러도 목이 안 쉬어서 열심히 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 항상 가족들이랑 있으면 노래하고 놀았어요. 어머니는 이미자 노래를 부르고 저도 같이 불렀죠. 노래하는 게 즐거워요.
- 올해 나이가 40, 이제 곧 41살이 된다. 부모님이 결혼하라는 말은 하지 않나.
▲ 부모님은 일 열심히 하고 있는 아들한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으신 것 같아요. 저 스트레스 받을까 봐 말씀 안하는 거죠. 그런데 이제는 부모님께서 연세가 많아져서. 괜히 내 생각만 하고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빨리 결혼해야죠. 좋은 소식 들려 드려서 인생 즐겁게 보내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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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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