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페이크 퍼에 대한 새로운 인식
OSEN 최지영 기자
발행 2012.11.29 11: 49

[디자이너 배상덕의 스타일 미학] 올 한해 유독 동물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이효리를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은 채식주의자로 식성을 바꿨을 정도.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하나의 가족처럼 인식하기 시작해 동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동물애호가들의 목소리가 겨울이 되면 더욱 높아진다. 이는 다름 아닌 모피 때문. 사실 이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이슈가 됐었다. 필자는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모피를 만들기 위해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거나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어간 동물들을 본적이 있다. ‘이걸 보고나서도 모피를 사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했다.
물론 모피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탓인지 몇 해 전부터는 페이크 퍼가 오히려 트렌드의 선상에 올라왔다. 그 확실한 증거로 하이패션의 런웨이에서도 페이크 퍼가 자주 목격된다는 점이다. 

사실 페이크 퍼는 리얼 퍼 보다 더욱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다. 특히 디자이너들에게는 더욱 더 그렇다. 리얼 퍼처럼 원형을 보존해야 하는 등의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원하는 컬러, 털 길이, 질감 등 원하는 디자인을 고스란히 표현해 낼 수 있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표현하기에 페이크 퍼가 제격인 셈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페이크 퍼를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애쓴 것보다 오히려 인조 느낌을 살린 ‘가짜다운’ 페이크 퍼가 더욱 인기를 끈다는 점이다. 리얼 퍼의 이미테이션이 아닌 페이크 퍼라는 새로운 소재로 그 존재가 인식되고 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퍼를 사랑하는 많은 패션피플들은 부담 없고 좀 더 개성 있게 퍼를 스타일링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애시드 컬러나 파스텔 컬러 등 색감이 입혀진 스타일부터 다양한 사이즈로 활용된 애니멀 프린트까지 캐주얼부터 모던, 시크까지 원하는 룩에는 언제든 매치가 가능해졌다.  
▲ 관리도 쉽다!
이것저것 까다로운 리얼 퍼에 비해 페이크 퍼는 관리도 한결 수월하다. 평소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두고, 냄새가 배거나 오염이 됐을 때는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된다.
하지만 먼지가 잘 묻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는 옷을 거꾸로 들고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오염이 됐을 경우에는 털 속으로 스며들기 전에 젖은 수건을 이용해 바로 얼룩을 없애는 것이 좋다. / 쇼핑몰 ‘윙스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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