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한화에 감사, 어려울 때 은퇴해 죄송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30 13: 03

"나에게는 오렌지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마지막으로 몸담은 ‘고향팀’ 한화에 뜨거운 애정을 보였다. 박찬호는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19년 프로 선수생활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퇴 기자회견은 한화 홍보팀에서 진행했고, 얼마전까지 한화 소속이었던 장성호(롯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찬호는 "내게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배려해주신 한화 구단에 감사하다. 1등하는 팀보다 꼴찌하는 팀이 참 힘들다. 그 어려운 시간을 함께 뛰고 의지해준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특히 오늘 이 자리까지 남쪽(부산) 먼 곳에서 직접 운전을 하고 참석해준 장성호에게도 고맙다"며 웃어보였다.

한화에서 함께 한 사람들도 하나둘씩 추억했다. 박찬호는 "참 힘들었는데 꿋꿋이 팀을 이끌어준 한대화 감독님이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내게 많은 배려와 이해심을 갖고 이끌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한대화 전 감독에게 감사함을 나타냈고, "함께 기댈 수 있는 등을 만들어준 동기 정민철 코치,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선발 기회를 주며 배려해준 한용덕 감독님과 송진우 코치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빼놓지 않았다. 박찬호는 "안승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많은 웃음을 줬다. 은퇴를 발표한 뒤 가장 아쉬워하는 것 같더라"며 공주중고 18년 후배 안승민과 함꼐 한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장성호도 2000안타라는 값진 기록을 세운 방망이를 내게 선물해줬는데 정말 값진 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박찬호의 잔류를 설득한 4번타자 김태균에게도 "아래 윗집에서 살며 출퇴근도 같이 했다. 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의 역할을 훌륭하게 한 것을 보고 굉장히 멋있었다. 며칠 전 긴 장문의 메시지로 내가 팔 빠질 때까지 던져야 하는 이유와 자기의 마음을 전해준 것도 기억에 난다"며 "주장 한상훈도 심적인 부담이 많았는데 함께 고민하고 의지해줘 고마웠다"고 했다.
이어 "시즌이 끝난 뒤 11월 마무리훈련이 힘들었는지 시즌 중 대화가 많지 않았던 후배들과 어려움을 호소하며 조언을 구하더라. 마지막까지 나를 의지하고 조언을 구한 후배들이 참 고마웠다"며 "구단도 나로 인해 전보다 많은 번거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내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끔 도와준 운영팀·홍보팀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양훈의 군입대 등으로 투수난이 심각하다. 이 와중에 박찬호가 은퇴하게 돼 전력 누수가 더 커졌다. 박찬호는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 속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돼 죄송스럽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한화와 교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절 박찬호하면 LA 다저스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듯 한국에서도 박찬호하면 한화 이글스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화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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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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