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오말리 구단주 통해 일할 기회 얻을 것"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30 13: 41

"오말리씨 덕분에 많은 용기와 힘을 얻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19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며 공식 은퇴했다. 그가 처음으로 은퇴라는 것을 생각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이었다. 그 때 당시 은퇴를 고민하던 박찬호의 마음을 붙잡은 이가 바로 피터 오말리(75)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주였다. LA 다저스 시절 구단주와 선수로 인연을 맺은 오말리 구단주의 조언이 박찬호에게 큰 힘이 된 것이다.
박찬호는 "3년 전 필라델피아에서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한 달이 지난 후 구원으로 강등됐다. 그 후 첫 구원등판 경기에서 4실점하며 이기던 경기가 뒤집어진 쓰라린 기억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찬호가 말한 쓰라린 경기는 그해 6월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 이날 그는 1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로부터 다음 원정지가 다저스의 LA였는데 박찬호는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다고 한다.

당시 3연전 마지막 낮경기였지만 박찬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오말리 구단주를 찾았다. 그는 "3연전 중 이틀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다. 이게 진짜 마지막이 아닌가 싶었다. 그때 오말리씨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직 연락을 하고 집으로 찾아갔다. 은퇴라는 말을 처음한 게 그때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박찬호의 평균자책점은 7.32까지 치솟아 있었다.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할 만한 상황이었다.
박찬호는 "당시 진로에 대한 걱정과 안 좋은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냈다. 오말리씨는 '그동안 좋은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한두 경기 못한 것으로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지 말라. 야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족의 존재도 있다'며 큰 용기를 줬다"며 "언제가 되든 충분히 후회없이 한 다음에 은퇴를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 그날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월드시리즈까지 승승장구한 기억이 난다"고 고마워했다.
이날이 6월8일 다저스전이었는데 박찬호는 구원으로 나와 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개막 후 최고 피칭을 펼쳤다. 오말리 구단주와의 상담 이후 반전 계기를 만든 박찬호는 시즌을 마쳤을 때 평균자책점이 4.43까지 내려갔고, 핵심 중간 계투 요원으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오말리 구단주의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는 박찬호에게 큰 힘이 됐고, 향후 진로에 있어서도 나침반 역할을 했다. 이달 4일부터 24일까지 약 3주간 미국에 머물며 은퇴 고민을 할 때에도 오말리 구단주와 5차례 정도 만남을 가졌다. 식사도 하고, 사무실도 찾아가며 오말리 가족들과도 만났다. 오말리 구단주는 샌디에이고를 맡고 있고 이곳에서 박찬호도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박찬호는 "오말리씨와 같이 좋은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목표와 고민을 함께 나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와 계획을 말해줬다. 천천히 계획을 잡은 후 팬들에게 알리도록 하겠다. 아마도 오말리씨를 통해 조언을 듣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야구  행정 및 경영 쪽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박찬호이기에 오말리 구단주와도 꾸준히 교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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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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