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반대했던 롯데, 일정 폭탄 맞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01 06: 25

홀수 구단 체제의 문제점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일정에 따른 각 구단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공교롭게도 신생 구단 창단에 가장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드러냈던 롯데가 최대 피해자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0일 2013년 프로야구 경기일정을 발표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참가로 9개 구단 체제가 되는 2013년 프로야구는 오는 3월 30일 개막해 팀당 128경기, 총 576경기를 치른다. 팀당 경기수는 2012년에 비해 5경기가 줄어든 반면 전체 경기는 종전 532경기에서 44경기가 늘어났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휴식일이다. 홀수 구단 체제이기 때문에 한 팀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상황이 나온다. 이에 따른 각 구단의 손익 계산이 분주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단 3연전을 쉰 팀과 곧바로 대결해야 하는 팀이 가장 불리하다. 3연전을 쉰 팀은 투수를 충분히 아낀 뒤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6연전을 치르는 팀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가장 큰 피해자는 롯데라고 할 만하다. 경기 일정을 분석한 결과 롯데는 3연전을 쉰 팀과 12번을 대결해야 한다. 당장 롯데는 개막 일정을 건너뛰는 NC와 4월 2일부터 맞붙는다. NC가 1·2·3선발을 줄줄이 낼 수 있는 반면 롯데는 에이스의 투입이 사실상 어렵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런 불리한 상황이 무려 12번이나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한화가 8번, NC가 7번으로 일정의 피해자가 됐다. 가뜩이나 전력이 약한 두 팀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반면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삼성은 이런 일정이 단 한 번밖에 없고 LG(4번), 넥센(4번)도 포탄을 피해간 팀으로 분석됐다. 이에 야구 관계자들은 “일정이 시즌 전체 판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BO도 이런 부분을 인정했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최선을 다해 일정을 짰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지적되고 있는 일정상의 유불리는 물론, 이동거리, 흥행요소 등 총 5~6가지 부분을 고려해 일정을 편성했다”면서도 “애당초 9개 구단 체제에서 모든 구단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일정은 불가능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늘어난 경기수도 문제다. 정 부장은 “되도록 한국시리즈를 11월 5일 안에 끝내려고 한다. 그러려면 10월 10일 정도에는 정규시즌이 끝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잔여경기 편성도 변수가 많다. 기존 체제에서는 하루 4경기면 모든 구단들의 잔여경기 소진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은 무조건 한 팀이 놀아야 한다. 경기 일정이 늘어짐은 물론 잔여경기 내에서도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다.
정 부장은 “일단 잔여경기 일정은 여유 있게 25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2012년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계산대로 일정을 마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걱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구단과 벤치는 KBO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하다. 어쩌면 2013년 일정은 10개 구단 체제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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