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윤요섭, 어떤 포수가 될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03 07: 05

“훈련량이나 강도에 변화는 없었어요. 미트질이나 송구 능력 보완을 계속 반복훈련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포수는 요구 사항이 많은 포지션이다. 투수를 잘 리드하고 주자 출루 시에는 추가 진루를 막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공격력도 좋은 포수들이 늘어나면서 그저 타선 한 자리를 차지하는 정도로는 팀의 기대를 확실하게 충족시키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 쏟는 노력에 비해 많은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있는 포수 자리. ‘윤마린’ 윤요섭(30, LG 트윈스)은 주전 안방마님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위해 자신을 더욱 담금질 중이다.
올 시즌 윤요섭은 75경기에 출장해 2할9푼8리 2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까지 윤요섭에 대한 팀 내 기대가 요긴할 때 한 방 쳐주는 오른손 대타 요원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믿음직한 안방마님으로서 기대치가 더해졌다. 김태군의 NC 이적, 나성용(경찰청)-유강남(상무)의 군 입대로 인해 윤요섭은 1년차 조윤준, 입단 예정 신인 김재민과 함께 LG의 얼마 안 되는 포수 요원이다.

시즌 후반기 정포수로 자주 출장하며 경험을 쌓은 윤요섭이지만 아직 그에 대한 평가는 ‘미완의 포수’. 군팀이 아닌 해병대 입대로 일단 2년 넘게 실전 공백이 있었고 SK 신고 선수 입단 후에도 포수보다는 지명타자 요원으로 주로 뛰었던 만큼 투수가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할 시 블로킹과 상대 주자의 도루 저지 능력에서 일각에서는 불안하다는 평을 놓기도 했다. 단점 상쇄를 위해 윤요섭이 택한 전략은 바로 꾸준한 반복 훈련이다.
“비시즌이라고 훈련량에 차이를 두지는 않았어요. 포수로서 훈련하는 양을 높일 때처럼, 그리고 시즌 때처럼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마무리 훈련에서도 똑같은 훈련량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보다 세련된 미트질과 강력한 송구는 결국 반복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LG 포수진의 지도에 열과 성을 쏟는 김정민 배터리코치는 현역 시절 투수의 공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받는 스타일로 현장의 호평이 이어졌던 지도자. 윤요섭은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지도 하나하나를 그대로 수용하며 ‘포수 윤요섭’의 기술로 체득하고자 했다. “코치님께서 이야기하시는 것들을 최대한 내 기술로 만들겠다”라는 그의 이야기는 어느 때보다 진중했다.
포수는 힘들지만 그만큼 애착이 큰 포지션이다. 2008시즌 초 홍성흔(두산)이 포수 포지션을 포기할 때도, 이성열(넥센)이 두산 시절 포수 복귀를 꾀할 때도 그들은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가 된다’라는 자부심에 강한 애착을 가졌던 바 있다. 수 년 간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했던, 그리고 이제는 한 팀의 주전 포수로 자리를 굳히길 바라는 윤요섭의 마음도 그렇다. 2013년 윤요섭은 팬들에게 어떤 포수로 기억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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