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시마의 커피헌팅] 전후 일본에는 가짜 커피도 있었다
OSEN 손용호 기자
발행 2012.12.03 12: 23

현재는 전세계에서 4번 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일본이지만, 전후 일본에서는 아직 기호식품으로 소비량이 적고 접하기도 쉽지 않아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는 지 대단하게 여겨진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커피 수입은 완전히 중단 됐으며, 전쟁이 끝난 1950년에 수입이 재개될 때까지 커피를 구하기는 정말 힘들었다. 전후 일본의 커피배전업자는 전란을 피해 살아 남았지만, 배전할 커피 생두는 없었고 미군부대로부터 흘러나온 커피를 앞다투어 구입했다. 수입이 재개되었어도 여전히 30% 관세가 붙어서 아직 일반적인 음료라고는 할 수 없었다.
커피 수입이 완전 자유화 된 것은 1960년. 그 때까지 일본은 만성적으로 커피 부족 상태였다. 그 때 만들어진 것이 ‘대용 커피’. 지금 그런 것들을 만들어 팔면 식품위조로 고발 조치 당하겠지만, 진짜가 없는 곳에 이를 대신하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대용커피’라고 알면서도 이를 즐길 수 밖에 없었던 시대였다.
대용 커피.
현대인들은 대용커피의 존재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테니까 놀랄지 모르지만, 그 재료로서 주로 사용된 것이 고구마, 대두, 민들레 뿌리였다. 치커리 뿌리도 사용되었지만 이것은 고급대용커피였다.
아버지는 삶은 고구마를 갈아서, 이를 햇볕에 말린 다음 배전하여 커피처럼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내가 사물을 분간 할 나이쯤 되었을 때는 커피도 자유화되어 진짜 커피를 배전하고 계셨지만, 나이가 많은 친척 형님들께 들은 이야기로는, 삶아 으깬 고구마를 아버지가 떼어 주시는 것이 너무 좋아서, 언제나 공장에 놀러 다니곤 했다.
그러다 커피가 유통되기 시작했어도 치커리는 여전히 가격이 싼 커피의 증량제로서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일본에 남아 있었다.
이제는 일본에서 볼 수는 없지만, 아직 다른 나라에서는 대용커피가 남아 있다.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커피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에 'PURE COFFEE' 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은, 커피 이외의 것들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또 루이지아나주 뉴올리언즈에서는 100% 치커리커피가 커피로서 음용되어지고 있기도 하다. 중미의 시골 농가에 갔을 때 옥수수로 만든 대용커피를 대접받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맛이었다.
/가와시마 요시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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