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김치곤, "울산 말고는 다 휴가 중, 그래도 우리 부러울 것"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2.09 07: 37

"다른 팀 선수들은 다 휴가 중이다. 하지만 다들 우리팀을 부러워 하고 있을 것이다".
김치곤(29, 울산 현대)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에 참가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지난 9월 군에서 전역, 울산으로 복귀한 김치곤은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전, 빠른 시간 안에 울산에 흡수됐다. 다른 전역 동기들 대부분이 팀에 동화되지 못하고 시즌 막판에 주전으로 뛰지 못한 것과 달랐다. 김호곤 울산 감독이 김치곤을 중용한 덕분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열광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선수 등록이 되지 않아 뛰지 못한 것. 그 점을 제외하고는 김치곤에게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지난 8일 일본 나고야 간코 호텔서 만난 김치곤은 "군 전역을 앞두고 오른쪽 발등을 다쳐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몸 관리에 신경을 썼는데 전역 직전에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며 "전역 열흘을 앞두고 울산에 잠깐 합류했는데, 당시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선수들 모두가 잘 대해줬다. 감독님도 잘 봐주셨는지 복귀하자마자 뛸 기회를 주셨다. 게다가 합류할 무렵 강민수와 이재성의 컨디션이 좀 떨어져서 꾸준히 뛸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치곤이 군에 입대하기 전과 선수 구성이 많이 달라진 울산이지만, 김치곤은 곽태휘와 이호, 이근호, 김승용과 같이 예전부터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과 함께 해 적응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팀이 잘해서 매우 기뻤다. 하지만 그 곳의 주역이 되지 못해 조금은 슬펐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 클럽월드컵에 참가하게 되면 나도 등록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기대감을 가졌다. 클럽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멤버로 세계 무대를 경험한 이후 첫 세계 무대라는 김치곤은 "어릴 때에는 정신도 없었고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K리그에 꾸준히 출전하고 나이도 어느새 30대에 근접한 만큼 훨씬 여유가 생겼다"면서 "클럽월드컵은 매우 좋은 기회이자 경험의 시간이다. 전 세계에 나라는 선수를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선수는 평생 한 번 경험하기도 어려운 기회다. 여기까지 함께 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그만큼 클럽월드컵 참가는 김치곤에게 남달랐다. 김치곤은 "다른 팀 선수들은 다 휴가 중이다. 하지만 다들 우리팀을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대회, 이런 경기서 뛰어본다는 것 자체가 휴가보다 더 좋은 것 같다. 클럽월드컵이 매우 특별한 경험인 만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군대에 가는 이호와 이근호, 이재성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특히 이호를 위해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아내랑 아기 둘을 놓고 입대하려는 걸 보니 안쓰럽다. 이호와 룸메이트인데 매일 화상 통화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대신 군대를 가주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9일 열리는 CF 몬테레이(멕시코)와 준준결승전에 대해서는 "몬테레이 선수들의 개인 기술이 한국 선수들보다 좋고, 객관적으로도 우리보다 능력이 우수한 것 같다. 우리가 맞설 수 있는 것은 조직력과 응집력이다. 일대일로 상대하기 보다는 빨리 이대일 상황을 만들어 상대해야 한다. 첫 경기서 이기기만 하면 모두가 기대하는 경기를 할 수 있어 마음을 잡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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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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