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양의 야구365]손민한, 복귀에 앞서 팬과 동료에게 사과가 먼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12.09 07: 25

최근 프로축구계에서는 ‘풍운아’로 유명한 전국가대표 이천수(31)의 ‘릴레이 사과’가 화제입니다.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고 줄행랑쳐 임의탈퇴로 묶인 이천수는 전소속팀 전남의 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빌고 있습니다. 벌써 3번째 구장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임의탈퇴를 풀어져 국내무대로 복귀하고 싶다는 바람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천수에게 된통 당했던 전남 프로축구단은 아직도 진정성을 의심하며 끔쩍도 안하고 있습니다. 이천수가 전남에게 저지른 잘못이 크기 때문입니다. 전남은 2009년 수원 삼성에서 임의탈퇴로 쫓겨난 이천수를 받아들였지만 이천수는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은 것은 물론 전남을 배신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로 훌쩍 떠난 것에 전남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사례는 다르지만 프로야구계에도 최근 복귀를 열망하고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최근 10구단 창단여부로 시끄러워 묻히기는 했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을 맡았던 손민한(37)이 현역 복귀를 열망하며 훈련을 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 때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였으나 부상과 부진 등으로 방출된 손민한이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입단테스트를 받기 위해 컨디션과 구위를 되살리는데 열심이라고 합니다.

손민한은 지난 해 이맘때 NC 입단을 위해 메디컬체크 까지 마쳤지만, 권시형 전선수협 사무총장의 배임수재 및 횡령에 함께 연루되는 등 비난 여론으로 무산됐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복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손민한의 복귀 움직임에 따가운 시선도 있습니다. 권시형 전총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가운데 손민한에게는 예전 동료로서 선의를 베푼 선수협 현집행부는 손민한이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갖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선수협 한 관계자는 “손민한 선수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죄가 완전히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를 고소했던 선수협에서 소를 취하해줬기 때문”이라며 손민한의 죄가 전혀 없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습니다. 손민한은 한국야구 100년사에 기록될 최악의 비리사건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해 선수협 회장 선거에서 선수들이 두 갈래로 나눠져 내홍을 겪는 모습을 외부에 내비치게 했던 요인 중에 하나가 손민한 회장이었습니다. 
손민한이 선수협의 고소취하로 무혐의가 됐지만 팬과 동료들에게는 한국야구 최악 사건의 하나로 남은 사태에 대해 선수협을 이끌었던 수장으로서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한 때입니다. 손민한의 잘못은 분명합니다. 법적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 손민한은 전사무총장의 비리를 방조한 책임이 큽니다. 손민한은 2011년 4월 검찰의 압수수색과 권시형 전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관들의 긴급체포, 구속영장 청구를 비롯하여 5월에는 횡령혐의로 검찰이 기소를 한 상황 속에서도 권시형 전 총장이 직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묵인한 책임이 있습니다. 또 검찰에 기소된 이후에도 권시형 전 총장이 선수협 통장을 관리하도록 방조한 책임도 있습니다.
이렇듯 손민한은 선수협 회장시절 자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야구팬들과 동료 선후배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합니다. 복귀를 위해 땀흘리는 것보다는 사과가 더 먼저입니다. ‘무협의’라는 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때 팬들과 동료들도 그를 기꺼이 받아줄 것입니다.
NC 구단도 이 점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이제 무혐의 상태이고 팀전력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받아주어서는 안됩니다. 손민한이 이전 잘못을 깨끗이 사과하고 팬들의 인정을 받아야 NC에게도 진정한 전력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손민한은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 고소를 취하해 준 선수협 집행부, 동료선수들, 2군의 어린 후배선수들에게도 용서를 먼저 빌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선수협 멤버로 컴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10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놓고 구단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선수협에 손민한의 사과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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