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외국인 보유 한도, 대화 여지 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21 12: 54

사문화된 외국인 선수 계약 조건과 관련해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의 한 주체인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도 대화의 여지가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내비쳤다.
현재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 의하면 첫 시즌 연봉상한액수는 30만 달러(3억2000만 원)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규정 이외의 뒷돈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 선수들은 100만 달러(10억7000만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장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인선만 해도 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을 갖춘 수준급 선수들이 속속 계약을 마치고 있음에도 각 구단들은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3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는 보도자료를 앵무새처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화와 계약을 맺은 대나 이브랜드의 경우 현지에서는 보장금액만 67만5000달러, 보너스로 22만5000달러 등 최대 90만 달러(9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다른 선수들도 밝혀지지 않았을 뿐 비슷한 편법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연봉 상한선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선수협도 규정 개선을 희망했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정확히, 그리고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 선수들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규정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 대신 새로 바뀐 규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보유 한도 확대에 대해서도 대화의 여지를 열어 놨다. 박 총장은 “어차피 10구단이 만들어지면 창단 지원 방안으로 외국인 선수 보유를 놓고 한 번 더 논의가 있지 않겠는가”라면서 “9구단 출범 당시 선수협은 외국인 선수 4명 보유, 3명 출전이라는 신생구단 헤택에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구단들이 외국인 쿼터를 다시 줄였다”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외국인 선수를 하나 추가시킨다는 것이 국내 선수들로서는 굉장히 민감한 일임은 맞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제는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와 기량으로 경쟁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모든 것을 검토한 뒤 양보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 대신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라고 선수협의 의사를 전달했다.
한편 10구단 창단으로 인한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에 대해서도 충분히 방법이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대표적인 방안이 1군 엔트리 확대다. 박 총장은 이어 “10구단 창단으로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하는데 우리도 퓨처스리그 역사가 쌓이고 있지 않는가. 2군 선수 중에서도 숨겨져 있는 보물이 많을 것”이라면서 “현장에서도 엔트리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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