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부터 김구라까지...추억에 울었다(MBC 연예대상)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30 08: 21

분명히 공동수상 남발로 지루한 시상식이었지만 예능인의 우정과 진성성이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2012 MBC 방송연예대상이 지난 29일 박명수의 대상 수상과 함께 마무리를 했다. 우정상이라는 정체가 모호한 상부터 인기상을 가장한 연예대상 시상식 개근상까지 상은 ‘떡 돌리듯’ 남발됐다.
하지만 이날 연예대상은 그 어느 때보다 뭉클했다. 부진한 시청률로 갑작스럽게 폐지된 ‘놀러와’를 추억하는 이들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24일 종영 당시 들었어야 했던 '놀러와'의 종영인사는 감동적이었다. 혹자는 제 식구 감싸기라고 힐난할지 몰라도 프로그램을 불명예스럽게 떠났던 김구라와 신정환을 떠올리는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팀도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날 ‘놀러와’와 ‘일밤-승부의 신’으로 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우수상을 수상한 김나영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김나영은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방송을 시작할 때 꿈이 ‘놀러와’에 나오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운 좋게도 기쁘게도 ‘놀러와’에 3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폐지된 ‘놀러와’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그는 “‘놀러와’가 많은 사랑을 받을 때도, 사람들에게 멀어져서 작아져 있을 때도 함께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면서 “‘놀러와’ 너무 사랑하고 보고싶을 것 같다”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김나영의 눈물에 함께 진행을 봤던 유재석이 겨우 눈물을 참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유재석 역시 PD상을 수상한 후 하지 못했던 ‘놀러와’의 종영인사를 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못 드리고 끝났다”면서 “‘놀러와’를 만들었던 제작진과 MC들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객석에 있던 김나영은 눈물을 흘렸다.
‘라디오스타’팀의 우정도 빛났다. 이날 수상소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사람은 다름 아닌 김구라였다. 지난 4월 과거 막말논란으로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현재 케이블채널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그를 동료들은 잊지 않았다.
윤종신은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올해는 ‘라디오스타’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면서 “중간에 빠진 친구들도 있고 굉장히 흔들림이 많았는데 우리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그들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마음에 열심히 했다. 김구라나 신정환이 멋진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두 친구에게 감사하다”고 김구라와 신정환을 그리워했다.
슈퍼주니어 규현도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후 “예능판으로 이끌어준 후에 끌어주지 않고 사라진 사랑하는 구라 형 정말 감사드린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황선영 작가는 “김구라 씨,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날 수 있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길 기대하고 있겠다”면서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Never ending story)’를 인용하며 김구라의 컴백을 기대했다. ‘라디오스타’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자 제영재 PD 역시 “내년 이맘 때쯤은 김구라 씨와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한해동안의 MBC 예능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자리인 MBC 방송연예대상은 끝이 났다. 반복되는 공동수상으로 긴장감도 적었지만 예능인들의 눈물과 추억은 아름다웠다. 이날만큼은 웃기기 위해 몸을 던지는 예능인은 없었다. 
동료의 빈자리를 안타까워하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보통 사람만 있었을 뿐이다. 재미는 없었지만 감동적이었던 '놀러와'와 '라디오스타'팀의 수상소감은 시상식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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