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사례로 본 오승환, 마무리 최고 연봉 가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30 06: 15

과연 마무리에게는 최고 연봉의 어려운 것일가. 
삼성 마무리 오승환(30)이 그답지 않게 연봉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연봉 3억8000만원을 받은 오승환은 김선우(5억5000만원)-정대현(5억원)-김병현(5억원)에 이어 윤석민과 함께 투수 부문 공동 4위였다. 그러나 2013년 연봉 계약에서 올해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김병현이 1억원 인상된 6억원에 넥센과 계약을 마친 반면 오승환은 5억5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이 인상된 금액을 제시받았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뒤돌아섰다. 
올해로 8년차가 된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의 세이브 관련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살아 있는 전설이다. 연차와 명성이 쌓였고, 실적 또한 마무리 분야에서 그보다 우수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아직 한 번도 투수 최고 연봉을 받지 못했다. 마무리투수를 비롯해 구원투수 처우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오승환은 연봉을 통해 그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1990년대 중반부터 투수 분업화가 정착되기 시작한 한국프로야구에서 마무리가 최고의 대우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1994~1995년 2시즌 연속 30세이브를 올린 LG 김용수는 1996년 연봉킹의 자리에 올랐다. LG 마무리 이상훈도 2002~2003년 각각 4억7000만원, 6억원으로 최고 연봉을 받았다. 2006~2007년에는 한화 구대성이 각각 5억3000만원, 6억3000만원으로 투수 최고 연봉자가 됐다. 
그러나 2007년 구대성을 끝으로 2008~2012년 5년 연속 투수 최고 연봉은 박명환·서재응·손민한·김선우 등 선발투수들의 독차지였다. 불펜 중요성은 날로 높아졌지만 대우는 시원치 않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마무리보다 선발'이 당연한 대우로 평가된다. 역대 통틀어 마무리 중 최고 연봉을 받은 투수는 뉴욕 양키스 특급 소방수 마리아노 리베라. 그는 2008~2012년 5년간 연평균 1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선발투수는 21명이나 더 있다.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은 마무리도 역대를 통틀어 9명밖에 되지 않는 반면 선발투수는 1200만달러 이상만 35명에 달할 정도로 그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는 반대로 마무리투수를 수호신으로 치켜세워주는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 2005년 사사키 가즈히로는 역대 투수 최고액에 해당하는 6억5000만엔을 받았고, 주니치 이와세 히토키는 2007~2012년 중 2011년을 제외하면 5년간 최고 연봉자에 올랐다. 올해 투수 연봉 1~3위는 이와세를 비롯해 후지카와 규지와 임창용으로 모두 마무리투수들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의 연봉이 낮은 데에는 162경기 장기레이스로 전형적인 선발야구를 펼치는 것에 기인한다. '1이닝 마무리'가 보편화돼 공헌도를 높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도 선발투수들이 완투를 밥먹듯 하는 리그이지만 마무리투수의 상징성에 높은 점수를 준다. 전형적인 '1이닝 마무리'로 기용되고 있지만 지키는 야구를 펼치는 리그답게 9회 1점차리를 지킬 수 있는 마무리투수의 가치를 고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오승환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 올해 오승환은 50경기 모두 8~9회에 등판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8~9회 이후 역전된 승부가 43경기 있었다. 전체 일정의 8.1%로 그 비중이 낮지 않다. 특히 그 중 8회 이후 역전패 비중이 가장 적은팀이 삼성으로 단 3경기에 불과했다. 오승환의 블론세이브는 단 1개. 삼성은 8회 이후 실점도 89점으로 최소였는데 나머지 7개팀의 평균 8회 이후 실점(109.9점)보다 20점 이상 낮다. 삼성처럼 8~9회가 안심되는 팀은 없다. 
오승환처럼 꾸준히 롱런하는 마무리도 없다. 그러나 올해 그가 소화한 이닝은 55⅔이닝으로 삼성 투수진 전체 투구이닝의 4.7%밖에 되지 않는다. 과연 삼성이 메이저리그처럼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일본처럼 마무리의 상징성을 인정할지 그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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