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뛰는 야구'가 강팀을 정한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10 06: 15

새해 들어 시즌 준비에 들어간 9개의 프로야구팀은 저마다 올 시즌 자신들의 키워드를 꺼내놓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들리는 문구는 바로 '뛰는 야구'다.
뛰는 야구란 뛰어난 주루 플레이를 말한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투고타저 현상 속에서 이기기 위해서 잘 치는 것(타격)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득점권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프로야구 감독들의 공통적인 판단이다. 올 시즌은 뛰고 또 잡는 야구가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후반 '발야구'를 유행시킨 원조격인 두산은 올해 부활을 위한 키워드로 다시 뛰는 야구를 내걸었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 9일 시무식에서 "뛰는 야구가 부활하지 못하면 어렵다. 지난 시즌 주루 플레이가 자주 나오지 않아 갑갑한 느낌이 있었다"며 올해 득점을 위한 적극적인 주루를 당부했다.

지난해 주루코치로서 강정호, 박병호를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시키고 넥센을 팀도루 1위에 올려놓은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올해는 뛰는 야구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 감독은 "뛸 수 있는 주자와 못 뛰는 주자는 투수가 선택하는 구종, 수비 위치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며 주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뛰기보다 치기에 능하던 롯데도 뛰는 야구를 선언했다. 김시진 감독은 "김주찬, 홍성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동력을 살려 득점력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톱타자 김주찬이 빠지면서 도루 감소는 불가피하다. 전준우, 손아섭, 황재균 등이 나서서 투수를 많이 흔들어놓아야 한다.
그 김주찬을 데려온 KIA의 선동렬 감독은 올 시즌 '팀 200도루'를 자신했다. 안치홍, 김선빈, 김주찬, 이용규 등 잘 뛰는 타자들 뿐 아니라 모든 주자에게 그린 라이트(도루 결정권)를 줘 기동력을 살리겠다는 게 선 감독의 의중이다. KIA는 특히 빠른 선수들의 경쟁을 부추겨 '발빠른 팀'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 한국을 떠났으나 내년에도 투고타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타자들이 날로 예리해지는 투수들의 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잘쳐봐야 3할인 타격 대신 출루하면 득점까지 연결할 수 있는 주루에 집중해야 한다. 점차 날쌘 타자들이 환영받는 시대. 올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도둑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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