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이 인기? 한꺼풀 벗겨보니 ‘힐링’이 대세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1.16 17: 27

드라마 속 ‘힐링(Healing. 치유)’ 코드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가 ‘힐링’을 이라는 코드를 전면에 앞세우고 게스트의 마음을 위로해주며 대세 토크쇼로 성장했나 싶더니, 이제 ‘힐링’이라는 코드는 극의 이음새를 샐 틈 없이 잡아주는 메인 역할을 하고 있다.
불륜과 배신, 폭행, 출생의 비밀 등으로 얼룩진 막장 드라마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막장’으로 치부된 곳에 자리한 ‘힐링’ 코드는 성장을 동반한 따뜻한 감성으로 호평을 이끌어낸다.
MBC 수목 드라마 ‘보고싶다’의 정우(박유천 분)와 수연(윤은혜 분)은 공식 ‘힐링커플’로 통한다. 이들은 14년 전 납치와 성폭행이라는 큰 사건을 함께 겪었다. 이후 정우는 상처에 맞서 깨지고 구르며 단단해 졌지만 사건과 동시에 사라진 수연은 상처를 외면해버리고 자신의 존재마저 부정해 14살 소녀 그대로 였다.

14년 후 다시 만난 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보며 그날의 상처를 떠올리지만 치열한 성장통을 통해 다시 따뜻한 미소를 되찾는다. 정우는 돌아온 수연으로 인해 자신이 수연에게 등을 돌렸다는 죄책감을 치유 받았고, 수연은 자신이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버렸던 진짜 이름과 함께 가족, 친구, 자아까지 모두 찾았다.
또 KBS 2TV 월화 드라마 ‘학교2013’의 남순(이종석 분)과 흥수(김우빈 분)는 3년 전 사고로 인해 마음 속 큰 상처를 안게 됐다. 남순이 누구보다 아꼈던 친구 흥수의 다리를 부러뜨려, 친구의 유일한 미래였던 축구선수 생활을 포기하게 만든 것.
그런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도망친 남순과, 자신을 두고 도망치던 남순의 뒷모습을 바라봤던 흥수는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됐고,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내보이고 극적으로 화해했다. 화해를 함과 동시에 한 뼘 더 성장한 이들은 과거의 자신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친구 정호(곽정욱 분)를 학교에 오게 하고, 사고를 치지 않게 도와주는 등 둘이 다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또 MBC 월화 드라마 ‘마의’에서도 광현(조승우 분)과 지녕(이요원 분)은 서로의 신분이 바뀐 것을 모른 채, 묘한 이끌림으로 양반과 천민이라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이어왔다. 광현이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할 때, 지녕은 자신이 양반이라는 이유로 역차별 받았던 일을 들며 그의 마음을 오롯이 이해, 그를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독려하고, 광현 또한 지녕이 양부인 명환(손창민 분) 때문에 힘들어할 때 그의 곁을 지켜준다.
이들은 결국 서로가 어린 시절 첫사랑임을 깨닫고 사랑의 도피를 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이명환의 방해로 인해 또 한 번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멀리 떨어져 생사조차 확인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마음 속에 소중하게 품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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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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