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환, “3할 치는 2루수 되고 싶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20 14: 30

“정확한 타격으로 제 색깔을 특화하고 싶어요. 컨택 능력을 특화해서 남들이 못 치는 공을 때려내서 안타를 만드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야구 욕심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1군에서 기회를 얻으며 언젠가 찾아올 세대교체의 선봉장이 될 만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금은 후발주자지만 주전 경쟁에도 자신 있게 명함을 내세우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25)은 2013시즌 더 나은 활약상으로 주젼 경쟁의 파란을 꿈꾼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두산에 2차 6라운드 입단한 최주환은 지난 시즌 81경기 2할7푼1리 2홈런 22타점 4도루 4실책을 기록하며 두산 내야에 보탬이 되었다. 고영민, 오재원 두 명의 선배 2루수들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그 공백을 메우며 화수분 야구의 명맥을 유지한 선수가 바로 최주환이다.

특히 최주환의 지난해 득점권 타율은 3할4푼8리로 뛰어났다. 단순히 ‘야구 잘 하고 싶다’라며 말부터 앞세운 것이 아니라 매서운 방망이 실력도 클러치 상황에서 뽐낸 최주환이다. 덕분에 최주환은 전년 대비 연봉 100% 인상(2500만원-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겁 없이 했다고 생각해요. 하루하루 주어진 환경에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에게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주고 싶어요. 엄청 못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 잘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1군에서 기회가 주어져서 열심히 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욱 감독은 “최주환은 많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뛰는 야구 부활을 위해 일단 고영민과 오재원에게 주전으로서 경쟁 기회를 먼저 주게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열심히 뛰었던 최주환이지만 아직은 2루 주전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히지 못했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야구 욕심 많은 최주환은 이 이야기에 자신을 더욱 담금질 하고 있다.
“올 시즌은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경쟁전 차점자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내색하지 않고 제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어필하고 싶어요. 시즌 들어가서 끝나고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요.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봅니다. 아직 제 스스로도 자리를 잡은 위치가 아니니까요. 올해 확실하게 해 나가야지요”.
지난해를 돌아보며 최주환의 뇌리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지난해 6월 14일 사직 롯데전을 꼽았다. 이 때 최주환은 데뷔 첫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 그 홈런이 손목 통증을 견디고 때려낸 투혼의 만루포였다.
“경기 전 펑고를 받다가 오른 손목 통증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칠 때 손목에 전기가 오듯 찌릿하더라고요. 뼈가 아픈 것처럼. 그 전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쳐서 아프다고 말하면 바로 2군 갈 것 같아 참고 뛰었습니다. 이것저것 기억에 남기는 하는 데 만루홈런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2013년 최주환의 목표는 100경기 이상 출장과 시즌 100안타. 그리고 2루수로서 3할 타율을 때려내는 능력 갖추기다. 최근에는 공수 겸비 2루수가 늘어나면서 조성환(롯데), 정근우(SK), 안치홍(KIA) 등이 3할 타율 2루수로 맹위를 떨쳤다. 반면 고영민, 오재원 등은 쾌준족의 발을 갖췄으나 3할 타율은 기록하지 못했다. 최주환에게 ‘3할 2루수’는 자신이 공략해야 할 ‘틈새 시장’이다.
“저는 공격형 내야수로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격형 2루수로 3할 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영민이 형, 재원이 형 모두 특출난 색깔을 지닌 형들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형들보다 더욱 정확하게 맞추는 능력으로 특화하고 싶습니다”.
그와 함께 최주환은 볼을 골라내기보다 다른 이들이 못 치는 공을 안타로 연결하는 컨택 능력을 발휘하는 3할 타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야구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 입성과 함께 태풍을 일으켰던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도 사실 어떻게 보면 배드볼 히터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안타를 많이 양산했기 때문에 두려운 타자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3할을 때려낸다면 결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치로도 공을 골라서 3할을 치는 타자가 아니잖아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당연히 때려내고 볼이 되더라도 몸이 공을 따라가서 때려내는 악착같은 배팅 때문에 투수들이 어려워하니까요. 남들이 다 치는 공을 당연히 때려내는 것보다 남들이 못 치는 공도 때려내서 안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두산 야수진 무기고에는 악착같은 컨택 히터가 숨어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