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 드라마, 실속은 사극이 챙긴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1.22 18: 24

“실속은 사극이 다 챙기네!”
최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방송 3사 드라마의 시청률 추이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MBC 월화드라마 ‘마의’는 지난 21일 20.1% 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회 연속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월요일과 화요일 ‘마의’의 뒤를 이르며 사극 강세를 잇는 드라마는 KBS 2TV 수목드라마 ‘전우치’다. ‘전우치’는 지난 17일 13.8%의 시청률로 수목드라마의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 속에서도 굳세게 1위 자리를 지켰다.

‘마의’와 ‘전우치’의 시청률 1위 기록이 이목을 사로잡는 이유는 동시간대 화제성 높은 막강한 작품들을 따돌리며 장기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외성 때문이다. 
이종석, 김우빈 등의 떠오르는 청춘스타들을 배출하고 있는 KBS 2TV ‘학교2013’은 여러모로 화제성이 높은 드라마다. 현 입시제도 속에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의 고뇌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우정은 청소년 시청자 뿐 아니라 그 시기를 거쳐 온 젊은 시청자들의 공감 속에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학교2013’이 방영된 다음날이면 인터넷 게시판은 드라마의 내용을 호평하는 게시물과 댓글들이 수백 개는 달릴 정도. 그럼에도 월화드라마 시청률의 부동의 1위는 ‘마의’다.  
수목드라마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 지난 17일 종영한 MBC '보고싶다‘는 방송 초반 여진구-김소현 등 아역 배우들의 열연과 박유천-윤은혜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하는 최루성 멜로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화제작이다. 반전 있는 내용과 아역 출신 유승호의 재발견을 만들어 내며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반면 차태현 주연의 ‘전우치’는 그에 비해 부실한 CG와 가벼운 내용으로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청률에서 만큼은 '보고싶다'에 비해 비교적 우세한 편이었다. 첫방송에서 1위를 기록하며 ‘보고싶다’를 이긴 이후 방송 중반 한동안 '보고싶다'와 1,2위를 다투며 엎치락뒤치락하다 최근들어 1위를 다시 수성하는 저력을 발휘한 것. '전우치'는 '보고싶다'의 종영일에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사극인 ‘마의’와 ‘전우치’는 화제성에서 만큼은 경쟁작들에 비해 다소 뒤졌지만 시청률이라는 실속만큼은 제대로 챙긴 셈.
이러한 현상의 이유는 두 작품 모두 사극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파악해 볼 수 있다. ‘마의’나 ‘전우치’ 모두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단순한 구조에 영웅적인 인물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해 가는 전통적인 방식의 드라마다. 이는 리얼한 현실을 그려내거나 로맨스에 스릴러를 더하는 등 복잡한 내용을 그린 현대물 보다 한 회나 두 회를 보지 않아도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단순한 사극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전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의'와 '전우치'가 '야왕'과 '7급 공무원' 등 거세게 밀고 올라오는 새로운 경쟁작들을 이겨내고 현재의 호조를 유지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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