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꿈꾸는 김일엽, "한화가 준 기회, 보답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28 18: 44

"기회를 준 한화에 보답하고 싶다". 
한화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우완 투수 김일엽(33)이 재기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롯데에서 방출된 김일엽은 한화의 입단 테스트를 통과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고향 대구에 빵집을 차리며 야구를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우연찮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극적으로 야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김일엽은 "롯데 시절 2군 감독으로 계셨던 정영기 감독님이 한화에서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운 좋게 테스트에서 통과해서 야구인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7~2008년 2년간 롯데 2군 사령탑으로 활약한 정영기 감독은 2010~2012년 한화 2군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 마친 뒤 한화 스카우트 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그때 김일엽을 추천했다. 

지난해 11월15일 서산 마무리훈련 때 한화 자체 홍`백전에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선발등판한 김일엽은 그러나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김일엽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고 그의 입단을 허락했다. 서산 마무리훈련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이름을 올리며 1군에서의 가능성을 점검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중 감량이다. 김일엽은 "원래 126kg까지 나갔는데 지금은 114kg로 줄였다. 12kg를 뺐다. 확실히 몸도 가볍고 투구시 몸의 회전이 잘 된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체중을 많이 감량하는 건 의지없이는 할 수 없다. 서산 마무리훈련 때 그와 한 방을 쓰기도 했던 송진우 투수코치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했다. 
김일엽을 돕는 또 하나의 인물은 새롭게 한화에 가세한 이대진 투수코치. 과거부터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한 김일엽에게 누구보다도 재활을 오래한 이대진 코치가 맨투맨으로 지도하며 몸과 마음으로 다가서고 있다. 김일엽은 "이대진 코치님께서 재활을 많이 해보셔서 그런지 선수 마음을 잘 아신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투구폼에 있어서도 뭔가를 바꾸기 보다 자신만의 것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김일엽은 "송진우 코치님이나 이대진 코치님 모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강요하시지 않는다. '아, 이게 내 것이다' 싶은 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신다. 지금 이 나이에 폼을 크게 바꾸거나 하는 건 어렵다. 나만의 폼을 살리겠다"며 "실전을 앞둔 라이브피칭에서 힘이 좀 들어갔다. 힘을 빼고 공을 부드럽게 던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진우 코치는 김일엽에 대해 "지금은 1~2군의 중간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승부다. 김일엽은 "한화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보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김일엽이 한화에서 새로운 재기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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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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