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인환, "박지성 얼굴만 보다 넘어질 뻔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29 09: 37

"박지성(32, QPR) 얼굴만 보다 넘어질 뻔했다". 
올 겨울 K리그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라면 역시 정인환(27, 전북)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그저 열심히하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지금 A대표팀 주전 수비수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인천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정인환에게 최근 부쩍 성장한 계기를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해 7월 열린 올스타전서 2002 한일월드컵 멤버와 맞붙은 경기가 힐링이 됐다는 것.

정인환은 "다른 선수들은 재미있게 하는데 난 120% 전력을 다했다"며 "평소 박지성과 한 번 뛰어보는게 소원이었다. 너무 신기해 얼굴만 보다 넘어질 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축구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나도 잘해서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꾸준히 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지성과 만남이 정인환에게 축구 욕심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2007년 말 전북에서 전남으로 트레이드 후 6년 만에 친정팀 복귀한 정인환은 "우승권 팀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동국 형과 케빈, 이승기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아졌다. 사실 인천 시절 제일 무서워했던 두 공격수가 동국이 형과 케빈이었다"라며 웃었다.
인천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에 마음고생도 했다. "2006년 전북에서 프로데뷔해 이 곳에서 레전드로 은퇴하겠다는 꿈을 꿨었다. 하지만 갑자기 트레이드됐다. 전북만 만나면 다시 오고 싶어 죽어라했다. 전북 상대로 2골도 넣었다"고 말문을 연 정인환은 "사실 인천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이 끝난 뒤 돈 때문인지 카타르 구단에 무작정 날 팔려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주장도 교체하려 했었다. 그래도 인천은 죽어가는 정인환을 살려준 팀"이라고 덧붙였다.
"팀 주장으로 시즌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 남았다. 대표팀을 생각하면 중동은 가기 싫었다. 이달 초 이적설이 터지고 괌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했다. 난 이미 다른팀 선수였다. 밥도 혼자 먹고, 나 때문에 전술훈련도 안했다"고 털어놓은 정인환은 "김남일 형과 설기현 형이 '2002년 월드컵 이후 너와 함께 축구를 최고로 즐겁게했다. 너무 아쉽지만 지금은 떠날 시기 같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줬다. 인천을 만나면 골을 절대 안먹고 죽어라 할 거다. 친정팀에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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