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박성호, 당신을 강제 콤비로 임명 합니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1.29 17: 36

개그맨 김준호와 박성호의 불협화음 속 절묘한 조화가 또 한 번 홈런을 쳤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리얼 체험 프로젝트 인간의 조건’은 지난 26일 방송된 정규 편성 첫 회 분량이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국기준 시청률 10.1%를 기록, 단숨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인간의 조건’ 멤버들은 모두 KBS에 적을 둔 개그맨. 특히 김준현, 정태호, 양상국, 허경환과 그를 이끄는 박성호와 김준호는 10여 년이 훌쩍 넘게 꾸준히 사랑받은 ‘개그콘서트’를 지탱하는 대들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불화는 방송을 통해 심심치 않게 대중에 공개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그려질 이들의 관계에 눈길이 쏠렸다.

‘인간의 조건’에 동반 출연한 이들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 됐을 당시 단 1주만을 함께 생활하는 상황에서도 어색함을 곳곳에서 노출시켰다. 당시 김준호는 박성호가 자신의 다중이 캐릭터를 뺏어갔다고 말하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고, 박성호는 “꼭 친해야 해?”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그에 앞서 김준호는 지난해 2월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 박성호를 ‘출연료에 목매는 파충류’라고 비유하며 출연료만 들어오는 배역을 마다안하고 어디든 붙는다고 공개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또 김준호는 “박성호가 얼마 전 우리 쪽에 와서 개그맨 발기인 대회에 참여해 만세를 부르더니 일주일 뒤 이수근 사무실과 계약했다. 이수근 사무실도 얼마 안 되어 계약을 파기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또 김준호는 자신의 라인인 김대희, 홍인규,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우리가 ‘라디오스타’에 나간다니까 박성호가 부러워했다. 박성호는 혼자 활동하느라 친한 사람이 없어 불러주는 곳이 없다”고 밝히기도.
김준호의 일방적인 폭로 이후 이들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 다시 만나 당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을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진실게임의 분위기가 잡힌 숙소에서 김준호는 박성호에 자신이 쉴 때 생각했던 아이템을 사용해 서운했다고 털어놨고,  “박성호가 우리 사무실에 들어온다고 했다가 갑자기 다른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자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생각했다”고 이유를 듣고 싶어 했지만 박성호는 대화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했다.
이후 이들의 어색한 관계가 한 동안 지속되는 듯 보였지만 박성호는 어느순간 김준호에 불쑥 화해를 제안했고, 정규 편성 된 ‘인간의 조건’ 첫 회에서 이들은 가위바위보에 이긴 후 서로를 얼싸안고 쾌재를 불러 시선을 사로잡았다. 너무 다른 성격의 두 개그맨 박성호와 김준호는 토크쇼에서 서로에 대한 폭로를 하는 것을 넘어 이제 리얼버라이어티 영역에서 화해 과정을 보여주며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았다.
컬투의 김태균과 정찬우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컬투의 전신이었던 컬트삼총사 멤버 정성한과의 결별 이유에 대해 “맞지 않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컬트삼총사는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던 개그트리오였기 때문. 하지만 이날 MC 강호동이 정성한의 탈퇴 과정에서 불거졌던 루머에 대해 말문을 열자, 정찬우는 “6개월 동안 정성한과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서로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고 서로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김준호와 박성호도 화해하는 중일지 모른다. 혹은 단지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페셔널한 개그맨 일수도. 하지만 이들을 휘감고 있는 냉랭한 공기마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두 남자의 어색한 관계는 ‘인간의 조건’에 더욱 강력한 리얼리티를 부여하며 윈윈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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