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강호동은 고함치고 뛰어다녀야 제 맛?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1.30 10: 22

강호동의 복귀 성적표를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해 11월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그는 SBS '스타킹'을 시작으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KBS 2TV '달빛 프린스'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방송 3사 복귀를 모두 마쳤다. 1년 공백이 무색하리만치 자연스럽게 브라운관을 평정한 그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 빠른 속도로 안방과의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복귀작의 시청률 성적을 두고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평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왕년의 강호동은 어딜 갔냐'는 거다.
냉정하게 분석해 강호동이 맡고 있는 세 프로그램은 모두 시청률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스타킹'은 복귀 첫 회에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MBC '무한도전'에 줄곧 밀리고 있고 '무릎팍도사' 역시 KBS 2TV '해피투게더3', SBS '자기야'와 힘든 씨름을 이어가고 있다. 갓 출범한 '달빛 프린스'는 지난 29일 방송된 2회가 4.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호동 효과는 없다'며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팽배하고 있다. 실제 잠정 은퇴 전 그가 이끌었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나 '무릎팍도사' 등의 당시 인기는 최고조였다. '국민MC' 칭호를 달고 다니며 그에 맞는 시청률을 보장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성적표는 분명 초라하다.

부진? 강호동은 고함치고 뛰어다녀야 제 맛?

일각에서는 그의 복귀작이 그릇된 선택이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이른바 '강호동 브랜드'를 만든 '1박2일' 대신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토크쇼, 다소 정적인 프로그램들로 일관하면서 특유의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야생로드 버라이어티로 불리는 '1박2일'에서 그의 장기와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면 '무릎팍도사'는 진부하고 '달빛 프린스'는 생소하다는 평가들이다.
물론 '1박2일'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강호동의 파워가 돋보였던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은퇴 전까지 '1박2일'의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장악하고 프로그램을 요리하며 탄탄한 중추 역할을 잘 해냈던 그다. 하지만 잘 할 줄 안다고 해서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복귀를 했다면 모두 호평만 보냈을까. 어쩌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식상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을지 모른다.
영리한 강호동은 변화구를 던졌다. 잘한다고 박수 받은 것보단 새로운 도전과 실험에 나섰다. 어렵게 복귀한 만큼 향후 생명력을 보장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정체가 아닌 진화로, 앞으로의 갈 길을 더 넓고 길게 내기 위한 묘수다.
뿐만 아니다. 1년의 공백을 가진 만큼 스스로 몸을 낮추고 마치 '신인의 자세'로 돌아왔다.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스타킹, 달빛 프린스)에 주력하는 것도 시청자들과의 정서적인 거리를 좁히기 위한 선택이다. 특유의 친화력과 흡인력을 무기로 안방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집념이 엿보인다.
강호동은 언제까지 소리만 지르고 먹을 것만 밝히고 엄동설한에 몸을 던져야 하나. 굳이 산과 들로 뛰어다니지 않아도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게스트와 호흡하며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고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수는 없을까. 감이 떨어진 게 아니라 강호동은 지금 변신의 기로를 걷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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