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땡큐’, 아버지의 이름으로 시청자를 치유하노라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3.02 00: 28

그저 이들의 여행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된다. 이상한 힘을 지닌 마법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먼저 선보인바 있는 ‘땡큐’는 이번에는 아버지들의 여행기를 잔잔하게 담아내며 또 한 번의 마법을 부렸다.
1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땡큐’에서는 지난 파일럿 방송에서 함께 출연했던 배우 차인표, 전 야구선수 박찬호, 혜민스님을 비롯해 새 멤버인 만화가 이현세, 사진작가 김중만이 새롭게 등장해 함께 남해 여행을 떠났다.
네 사람은 아버지라는 흔하지만 특별한 공통점으로 모여 여행의 친구가 됐다. 이들은 각자의 아들 혹은 딸의 모습을 공개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네 사람은 밖에서는 각자 다른 이름의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결국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만남은 시작부터 훈훈했다. 서로가 서로의 팬임을 밝히며 친근한 감정을 드러냈다. 자극적인 독설은 네 남자 사이에서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김중만은 사진, 박찬호는 야구, 이현세는 만화 등 각자의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현세와 김중만은 차인표를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차인표가 앞으로 겪어 나가야할 연기 인생에 대해 각자의 시선이 담긴 조언으로 차인표를 감동시켰다.
또 이들은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아버지로서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나눴다. 이현세는 자신을 0점이라고 평가했고 박찬호는 최고의 아버지라고 자신했다. 차인표는 과거 사고를 당한 딸에게 "조금 더 크면 내 눈을 주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그 때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현세는 "그동안 삼촌인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존재를 스무살이 되어서야 알았다"며 평범치 못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털어놨다. 
네 남자의 여행기는 조미료 하나 없는 무공해 예능이었다. 굳이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거나 프로그램을 주도하기 위해 무리하는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석양을 보기 위해 찾아간 해변에서는 노후의 꿈에 대해 담소를 나누거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등의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어쩌면 '땡큐'를 예능프로그램으로 분류하기는 힘들 지도 모르겠다. 출연자들은 그저 MC역을 맡은 차인표의 주도 아래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고 눈 앞에 보이는 풍경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혹은 어떠한 직업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묵직한 무게감을 지고 살아왔던 네 남자는 특별하지만 평범한 바다여행을 통해 소박한 치유의 마법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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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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