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2군 홈런타자?...日 해설자의 오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3.15 10: 19

"2군 경기 최고 선수가 나와 홈런을 쳤다는 생각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피겨여왕' 김연아(23)의 연기는 감점에도 불구하고 1위에 오를 만큼 변함이 없었다. 때문에 경기 전 김연아를 평가절하했던 일본 해설자의 예상도 완전하게 빗나갔다.
김연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SP) 경기서 1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36.79점 예술점수(PCS) 33.18점을 받아 총점 69.97점을 기록, 35명 중 24명만 진출할 수 있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가뿐하게 확정지었다.

특히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고도 가산점에서 마이너스를 받았지만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66.86점)를 3.11점 앞섰고 6위에 머문 일본 간판 아사다 마오(23)에는 7점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
이날 결과는 경기 직전 일본 공영방송 NHK의 간판 해설자 가리야 후지오(53)의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간 것이다. 15일 일본 SNN에 따르면 가리야 씨는 아사다의 완승을 점쳤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2년만에 만난 데 대해 "이것은 영광스런 일"이라고 감탄한 가리야 씨는 "(밴쿠버올림픽에서부터) 4년 후 (소치올림픽에서)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만큼 지난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아사다가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가리야 씨는 두 선수의 대결에 대해 "이번에는 아사다가 김연아에게 지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견해를 드러냈다. 이유는 역시 김연아의 공백이었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후 2번의 세계선수권에만 모습을 드러낸 후 은퇴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현역 복귀를 선언, 독일 NRW트로피 대회에서 총 합계 201.61점을 받으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이에 가리야 씨는 "독일의 복귀전에는 정상급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2군 경기에 최고 선수가 나와 홈런을 쳤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야구에 빗대 평가절하 했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대회에서의 성적인 만큼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김연아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오히려 밴쿠버올림픽에서 보여준 훌륭한 연기가 오히려 심판진의 평가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연아가 싸워야 하는 것은 밴쿠버 때의 이미지"라면서 "점프의 정확함, 몸의 움직임, 속도감 등이 '밴쿠버 수준까지 가능할까'라고 심판진이 말하는 사이 '그 때 김연아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년의 공백과 밴쿠버에서 보여준 완벽한 연기가 대비돼 김연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반면 그는 "아사다에 대해서는 '밴쿠버 때보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트리플 악셀에서 가진 평가도 분명 다르다"고 김연아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역시 소치는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 후보 아닐까' 하는 심판, 팬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결국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실제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에도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김연아는 감점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1위에 올라 주위의 우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과연 김연아에 대한 다음 평가는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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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캐나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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