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호, 끝나지 않은 2루수 실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18 06: 03

"다다익선이다."
올해도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는 조성환(37)이다. 다시 한 번 주장을 맡은 조성환은 캠프 때부터 컨디션을 순조롭게 끌어올려 현재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너무 컨디션이 좋아 오히려 걱정"이라는 것이 조성환의 말이다.
조성환이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2루를 지켜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체력안배를 고려하면 백업선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작년 조성환은 부상으로 결장한 시기가 있었음에도 103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8리와 33타점 40득점을 기록했는데 그가 1루를 보거나 빠졌을 때는 박준서와 손용석, 정훈 등이 그 자리를 메웠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는 2루지만 롯데 김시진(55) 감독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였던 문규현의 2루 출전이 그 예다. 문규현은 지난 10일 사직 SK전에서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비록 그 경기에서 실책 하나를 범했지만 유격수 박기혁과 키스톤콤비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조성환에 대해 "최소한 80~90경기는 출전해야 한다. 다다익선"이라며 올해도 주전으로 2루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베테랑이지만 자기관리가 뛰어난 선수이기에 조성환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문규현을 2루에 써 본것은 (조성환이 출전하지 못하는) 나머지 경기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경기에서 1군에 있는 롯데의 2루수 백업 요원은 문규현과 정훈, 신본기 정도다. 박준서는 외야로 출전하는 일이 잦아졌고 손용석은 어깨통증으로 2군에 머물고 있다. 젊은 선수 가운데 올해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건 한 방이 있는 정훈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여차하면 박준서를 다시 내야로 불러들일 수 있다"고 정훈을 자극했다.
김 감독은 2루 수비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김 감독은 "얼마전 정훈이 2루에 나가서 한 플레이를 보고 지적한 것이 있다"면서 "2루수가 수비를 하며 염두에 둬야할 건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것보다 일단 막는 것이다. 바로 잡아서 아웃을 시키면 좋겠지만 매번 요행을 바를 수 없다. 그렇지만 일단 외야로 빠져나갈 타구를 (내야안타로) 막아내기만 해도 앞선 주자의 추가진루를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이 강조하는 바는 올 시즌 롯데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치한다. 지난 겨울부터 김 감독은 '뛰는 야구'를 강조하며 소총부대로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주자가 나가면 뛰고, 안타가 나오면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이 목표다. 시범경기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경기 내용 가운데 주루에서 보완할 점이 있으면 김 감독은 경기 후 코치를 불러 주지시킨다.
공격에서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게 중요한 과제라면 수비에서는 상대의 추가진루를 막는게 목표다. 보통 1루에서 안타가 나왔을 때 3루까지 진루하는 건 우전안타 때다. 그리고 우익수 쪽으로 공이 나가는 걸 막아야 하는 임무는 2루수가 맡고 있다. 김 감독이 2루수 수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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