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양현석 "지드래곤과 일하는 제가 영광이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3.23 10: 24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22일 밤 SBS 예능 '땡큐' 출연, 최고의 스승으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를 콕 짚으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는 속내를 공개했다. 지드래곤의 허심탄회한 고백이 이어진 '땡큐'의 반향은 컸다. 그렇다면 지드래곤의 사모곡을 들은 양 대표는 과연 어떤 심경일까. 다음 날 이른 새벽 '괴물신인' 이하이의 첫 솔로앨범 발매를 앞두고 밤샘 작업중인 그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적기에 앞서 양 대표와 빅뱅, 그리고 지드래곤이란 삼각관계의 배경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빅뱅은 YG의 간판 아이돌 그룹이고 YG를 지금의 월드클래스 기획사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다. 양 대표가 무려 6년여의 긴 세월에 걸쳐 멤버 선발부터 훈련, 데뷔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 만들어낸 야심작이자 성공작이다. 작곡을 겸한 지드래곤은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홍대 인디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 양 대표가 일찌감치 발탁, 이후 그 천재성을 발휘할수 있게 길을 열어준 애제자이자 수제자다. 
 

양 대표는 '땡큐' 방송을 받냐는 질문에 "한창 작업중이라 제대로 못봤다. 지드래곤이 그렇게 얘기해줬다니 너무 고맙다. 저 역시 YG패밀리중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멤버가 바로 지드래곤이라 말하고 싶다"고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드래곤을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서는 진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도대체 어떤 관계길래? "그 이유는 지드래곤이 빅뱅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어린 나이인 13살 때 YG로 영입되서 10년 이상 저와 유대관계를 맺어온 때문이겠죠. 지드래곤은 YG 사무실과 음악 스튜디오에 가장 자주 나오는 가수라서 아무래도 저와 대화할 기회가 가장 많은 친구이기도 하고요."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로 가요계 최고의 스타였고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들어서는 YG를 굴지의 엔터기업으로 일군 경영자로 정상에 선 그이지만 지난 해 SBS '힐링캠프'에 출연, "친구가 별로 없다"고 했다.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치열한 연예계 경쟁에서 숨 고를 겨를조차 없이 바쁘게 살아온 대가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실제로 저에게 친구 같은 존재는 저와 가장 자주 보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지드래곤과 원타임의 멤버이자 YG 메인 프로듀서로 성장한 테디"라며 강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마냥 따뜻하고 편한 친구처럼 지드래곤을 대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지드래곤은 방송에서 "사장님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제일 심한 말을 하시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우리가 강해져있다. 저 같은 경우 '우리 회사의 악의 근원'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어려서 톱스타가 된 청춘들이 혹시 물의를 빚거나 잘못된 길에 빠질까 노심초사하면서, 질책할 때는 아주 혹독하게 제자들을 다루는 스승 양 대표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빅뱅은 아무런 잡음 하나없이 YG와 재계약을 마친 바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단단하고 끈끈한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드래곤은 "나중에 알게 됐는데 사장님이 그렇게 말하고 밖에 나가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칭찬을 엄청 한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돌고 돌아서 귀에 들어오게 되는 게 그때 힘이 많이 됐다"고 했다. 양 대표를 만나 본 사람들은 안다. 그가 회사 밖에서는 YG 패밀리를 얼마나 극진히 챙기고 감싸는 가를.
양 대표와의 한밤 인터뷰는 다시 이어진다
 "제가 지드레곤을 좋아하는 또다른 이유는 무대 위에서 강한 카리스마와 까칠해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무대 밑에서 가장 겸손하게 행동하는 걸 잘 아는 까닭입니다. '땡큐' 방송전에 어느 스태프가 의자를 직접 나르는 지드래곤의 모습을 SNS에 올린것 처럼  탑스타가 된 뒤에도 사무실에서 작곡가나 선배들과 간식을 먹을 때 제일 먼저 일어나 뒷 마무리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친구예요."
인터뷰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지드래곤을 향한 칭찬도 쭉쭉 늘어난다. "지드레곤이 정말 대단한 점은 아티스트로서 '크리에이티브' 한 면모를 들수 있습니다. 지드래곤은 그동안 빅뱅의 모든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 음악을 듣고 바로 그자리에서 멜로디와 가사를 붙이는 능력은 무서울 정도예요."
자기 관리와 노력에도 열심이라고 했다. "패셔니스타로 소문난 지드레곤이 무대 위 뿐 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사무실에 작업 하러나오면서 단 한 번도 같은 옷을 입고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패셔니스타로서 그 친구가 지닌 예술성과 꾸준한 노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말이 그렇지 저도 바쁠 때는 같은 옷을 2, 3일 입을 때가 허다한데 지드래곤의 경우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같은 스타일로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양 대표는 "대부분 큰 가수가 되면 음악 외에는 자신이 모든 것을 진행하려는 욕심 또는 과도한 자신감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지드래곤의 경우 음악 외에 자신이 잘 모르는 일에 대해서 만큼은 무조건 저를 신뢰하며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고 다시한번 그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 양 대표의 인터뷰 마무리 또한 지드래곤에 대한 사모곡이다. "(지드래곤은) 늘 친 동생 .또는 친 자식 같다고 생각되는 친구예요. 그런 그를 늘 곁에서 지켜보는 스태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다양한 재능을 지닌 아티스트와 함께 일할수 있다는 점은 저에게 매우 큰 영광입니다. 이런 친구가 국내 가요계에 또 다시 나올수 있을까 ? 싶을 정도로 정말 재능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양 대표에게 이 정도의 칭찬을 들을수 있는 가수가 국내에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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