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에 빠진 손아섭, 유먼이 해 준 조언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25 06: 10

"정말 요즘 야구장에서 속이 말이 아닙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5)은 이제 롯데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야수로까지 떠올랐다. 3년 연속 타율 3할,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WBC 대표팀 선발 등에서 그의 위상을 읽을 수 있다.
요즘 손아섭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WBC 출전에 대한 피로감 때문일까? 아니다. 타격 감각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한 번 잃어버린 타격감이 안 돌아온다. 내가 어떻게 쳤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단순히 시범경기 성적이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로 부진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손아섭은 "작년부터 시작해서 타격감이 엉망"이라고 말한다. 작년 손아섭은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했고 158안타로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홈런은 2011년보다 10개 줄어든 5개에 그쳤다.
이 때문에 손아섭은 "한창 좋았던 2011년 타격감이 안 돌아온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온갖 노력을 하면서 잃어버린 감각을 찾으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하면서도 손아섭은 방망이를 잡고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대놓고 표현은 안 하지만 야구장에서 그의 얼굴에는 고뇌로 인한 그늘이 있다. 그 말을 할 때 마침 좌완 쉐인 유먼이 팀 동료들과 장난을 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던 손아섭은 "유먼은 정말 프로다. 자기 등판일에는 진짜 까칠해서 가까이에 가지도 못 하는데 다른 날에는 그렇게 유쾌할 수 없다. 저런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아섭은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 두 명의 외국인투수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손아섭의 표정이 시범경기 내내 어둡자 유먼이 와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넌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아니냐. 왜 그렇게 기가 죽어 있냐. 다 잊고 가끔은 나처럼 웃어보라"고 말이다.
옥스프링 역시 손아섭에게 조언을 했다고 한다. 2007년과 2008년 한국에서 뛰었던 옥스프링은 당시 손아섭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때 너는 정말 겁없이 야구를 했다. 앞뒤 보지않고 덤비던 모습이 기억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손아섭은 외국인선수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까. 작년 겨울 손아섭은 영어학원, 개인교습을 받으며 영어공부를 했다. 그는 웃으며 "아직은 듣는 것만 된다. 나한테 무슨 말을 하면 '음, 오케이, 땡큐' 이 세 마디만 하면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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