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선배+잘생긴 후배, 또 통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25 08: 16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연기 잘 하는 선배와 잘 생긴 후배의 '케미'가 또 통했다. 시끌벅적 화려한 멀티 캐스팅(도둑들), 충돌과 조화가 강렬한 3남(男)의 정삼각형 캐스팅(여기에 홍일점, '베를린' '신세계'), 충무로가 좋아하는 원톱 주연+막강 조연군단(7번방의 선물) 등의 흥행 캐스팅 공식이 있지만, 변치 않는 하나의 큰 조합은 '연기파 선배_잘생긴 후배' 커플(男男)이다.
이 조합은 동년배 남자 청춘스타 커플, 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조우보다 일면 더 호기심을 자아낸다. 한 발 나아가서는 뜨거운 톱스타 남녀배우의 만남보다도 궁금할 때가 있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의 작품만 꼽아보더라도 이런 상상 안 되는 두 남자의 조합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2010년 '의형제'는 송강호-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5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충무로 대표 국민배우 송강호와 비현실적 미남 강동원의 만남은 머릿 속에서 '딱'하고 그려지는 종류의 그림이 아니었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상. 서로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보완 작용이 돋보였다. 강동원은 송강호와도 연기할 수 있는 연기 잘 하는 배우란 인식을 심어줬고, 어떤 캐릭터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는 송강호는 자기만의 연기 세계를 넘고 의외의 스타와의 조합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다시금 배우로서의 신뢰감을 쌓았다.
다음은 2011년 개봉한 '완득이'다. 충무로 넘버원이라 불리는 김윤석이 반항아 기질의 소년 유아인을 만나 53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완득이'는 배우와 캐릭터의 완벽한 일치로 가장 효과적인 캐스팅을 보여줬는데, 거침없는 '꼴통' 선생님으로 분한 김윤석과 세상에서 소외당한 마이너 기질의 소년 유아인은 멜로드라마의 남녀 주인공들처럼 쫄깃한 밀당을 보여줬다. '톰과 제리'를 극화한다면 이런 구성이 되지 않을까.
이제 '파파로티'다. 지난 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24일까지 97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 초 초강세인 한국영화의 흥행 행진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 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올 초 영화 '베를린'에 이어 오랜만에 종횡무진 활동 중인 한석규와 잘 생긴데다가 연기 잘 하는 신성으로 주목받은 이제훈이 만났다. 이제훈은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중 그의 팬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할 만큼 이 영화를 통해 출구없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석규는 이런 이제훈과 독특한 사제관계로 영화는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남자의 성장통을 보여준다.
스승과 제자라는 것, 서로 밀어내고 다가가기를 반복하는 커플이라는 면에서는 '완득이'와 일면 비슷하면서도 부드러움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한석규와 스타와 배우의 장점을 다 갖춘 이제훈은 또 다른 감성으로 새롭고 흥미로운 커플을 만들어냈다. 청춘스타는 연기파 선배를 만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연기파 선배는 대중이 자신과는 다른 스타일로 바라보는 배우와 연기하며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또 이들 영화는 브로맨스(bromance, 브라더(brother) +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 성격으로 두 남자는 장르를 넘어서 멜로드라마적인 화학작용을 한다. 이런 브로맨스 영화들은 남성적인 요소와 여성적인 요소를 모두 갖궈 남성, 여성 관객들 모두에게 고르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밀고 당기고 싫고 좋고를 넘나들다가 서로 완벽하게 가까워지는 구성을 주로 취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에서는 또 다른 새로운 조합과 관계를 만나볼 수 있다. '화이'의 김윤석-여진구, '변호인'의 송강호-임시완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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