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끊이지 않는 오심논란, 왜 반복되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16 07: 51

심판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때론 잘못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왜 매번 중요한 경기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오심이 나오는 것일까.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1. ‘잃어버린 15초’ 사건
2003년 4월 11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와 TG삼보의 챔프 5차전은 중요한 일전이었다. 경기 전 양 팀은 2승 2패로 맞섰다. 4쿼터 종료 1분 16초를 남긴 결정적인 순간. 갑자기 24초 계시기가 멈췄지만 심판들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70-76으로 뒤지던 TG는 데이비드 잭슨의 연속 3점슛이 터졌다. 결국 TG는 3차 연장전에서 98-97로 이겼다.

이른바 ‘잃어버린 15초’ 사건이었다. 진행요원들이 24초 계시기만 제대로 작동시켰다면, 혹은 심판이 이를 빨리 바로잡았다면 오리온스가 이기는 경기였다. 오심을 인정한 KBL은 재경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오리온스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과를 승복했다.
올 시즌 챔프 2차전에서도 24초 공격시간을 잘못 계산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승패와 크게 관련이 없는 시간이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4쿼터 승부처에 같은 실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KBL은 벌써 10년 전의 실수를 잊은 것일까.
2. 터치아웃 및 골텐딩 오심
오리온스는 2004년 3월 18일 LG와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또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심판은 LG 빅터 토마스의 라인 크로스를 묵인했다. 또 LG 라이언 페리맨의 명백한 터치아웃을 오리온스 바비 레이저의 터치아웃으로 잘못 판정했다. 결정적으로 4쿼터 종료 12.5초전 터진 레이저의 결승 팁인슛이 무효로 처리됐다. 그런데 레이저가 실린더룰을 어겼다는 심판의 판정은 비디오에서 오심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13일 전자랜드 대 KT의 경기에서 비슷한 오심이 나왔다. 더블팀에 갇힌 강혁이 사이드라인을 타고 돌파를 시도했을 때 휘슬이 울렸다. 윤호영 심판은 강혁의 오른발이 사이드라인을 밟아 공격권이 넘어갔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결과 강혁은 선을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KBL은 윤호영 심판에게 배정정지 5일과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재발방지 대책은 전혀 없었다. 무조건 심판을 징계한다고 오심이 잡힐 리는 만무하다.
3. 비디오판독도 무용지물
2007년 1월 14일 울산 모비스는 경기종료 직전 터진 양동근의 버저비터로 대구 오리온스를 87-85로 이겼다. 정규시즌 순위싸움이 한창인 중요한 경기였다. 그런데 종료부저가 울리는 찰나, 공이 양동근의 손에 붙어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양동근의 마지막 슛은 무효였다. 오심이었지만 심판은 불지 못했다. 아무리 심판이라도 찰나의 순간은 어쩌지 못한다는 동정론도 일었다. 이 사건은 KBL이 비디오판독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올 시즌 챔프 2차전 종료 1.7초전. SK 김선형의 패스는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맞고 아웃됐다. 하지만 모비스의 공이 선언됐다. 심판진들은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오심을 잡지 못했다. 명백한 증거화면을 확보해놓고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현숙 심판위원장은 “(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 앞장면만 보고 판정했다. 좀 더 지났으면 (리플레이를 보고 오심을) 잡았을 것이다. 비디오판독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바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어차피 비디오판독을 하면 경기흐름은 끊어지게 되어 있다. 여기서는 빠른 판정보다 정확한 판정이 요구된다. 챔프전의 우승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판정이었기 때문. 이 때 심판이 시간에 쫓겨 잘못된 판정을 한다면 이 제도를 도입한 의미가 없다.
지난 시즌 원주 동부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챔프전에서도 판정에 관련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 챔프전의 오심 역시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KBL은 매번 사태진화에 급급할 뿐 사후대책 마련에 소홀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챔프전서도 비슷한 오심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심의 피해는 선수들과 농구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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