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에 빠진 허영만 화백..."난 타고난 그림쟁이"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4.24 14: 57

"시대변화가 혼란스러울 만큼 빨라 쫓아가기 버겁다(웃음)".
언뜻 엄살 같았지만 그의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예전 아날로그 시절 '식객'을 연재하면서 일간지에 면을 만들었던 개척정신은 디지털시대로 넘어와서도 여전했다. 대한민국 만화가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허영만(66) 화백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흠뻑 빠졌다. 과거 대본소나 신문에서 읽을 수 있었던 출판물이 아닌 디지털콘텐츠지만 허 화백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난 타고난 그림쟁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허영만 화백은 1974년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40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각시탈’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타짜’, ‘식객’ 등 많은 성공작을 남긴 한국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에 ‘식객2’를 연재하는 등 디지털 기술 발전과 외부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3'서 특별 손님으로 초정된 허영만 화백과 넥슨 서민 대표의 대담은 만화와 게임, 분야는 다르지만 창작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게임은 블록게임 밖에 하지 못했다"라고 운을 뗀 허 화백은 "여러분 들 꼴 좋아 보입니다"라는 유쾌한 농담으로 대담을 시작했다. 창작의 소재를 '총알'에 비유한 허 화백은 대표작인 '타짜'를 그리게 된 제작비화를 들려주기도 하고 디지털로 제작되고 있는 '식객2'의 뒷 이야기도 들려줬다.
넥슨 서민 대표가 과거 게임기가 시장을 지배했던 시절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자 허 화백은 펜 대신 컴퓨터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최근의 경우 설명했다. 시대변화가 쫓아가기 버거울 정도로 빠르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서 신음하기 보다는 자신들과 후배들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화백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식객2'를 연재한 지 3주 정도는 된 것 같다. 과거 일간지에 식객을 연재할 때도 최고참으로 면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카카오페이지도 마찬가지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찾아오는 시스템이라서 4만명은 들어와야 한다(웃음)"면서 "지금 크게 아프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은 더욱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난 타고난 그림쟁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허 화백은 "현재에 충실하게 있다보면 어느덧 미래에 가운데에 서 있을 것"이라면서 "즐겁게 해야 한다. 즐겁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즐겁게 하면 역경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인상 쓰면서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창작' 소재로 고민하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