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결승골 넣고 퇴장' 전북, 서울에 1-0 승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5.05 15: 49

이승기(25, 전북 현대)가 골을 넣고 퇴장을 당하는 진기한 장면을 보였다. 하지만 전북은 이승기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파비오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2010년 8월 25일 이후 서울과 8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그동안 전북은 서울에 3무 4패를 당했다.
서울을 상대로 지난 7경기 동안 3무 4패로 승리가 없던 전북은 평소와 조금은 다른 전술로 나섰다. 포백라인 위에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4-1-4-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든 것. 권경원의 위에 기용된 선수인 서상민과 정혁도 이날은 공격적인 역할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더 강하게 받은 듯 했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역습을 허용하기 보다는 탐색전을 펼쳐 서울이 공격적으로 나설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었다.

서울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지는 않았다. 점유율은 전북보다 높았지만, 공을 돌리다가 순간적인 침투를 하거나 역습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서울은 아디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상대의 패스를 차단해 역습으로 나설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은 전반 20분까지 슈팅을 한 번도 하지 못하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들어 경기는 공격 일변도로 바뀌었다. 시발점은 이승기였다. 이승기는 후반 8분 에닝요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차두리를 제치고 오른발 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전북은 오래 웃지 못했다. 주심은 세리머니 과정에서 유니폼 상의를 머리까지 끌어 올렸던 이승기에게 경고를 주며, 경고누적 퇴장을 선언했다. 수적 열세 상태로 40분 가량을 더 뛰어야 하는 전북으로서는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전북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서울이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전북은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물론 전 선수의 후비 가담은 필수였다. 전북은 모든 선수가 한 발을 더 뛰며 서울의 공격을 막은 후 공격을 전개하는데 집중했다.
1명이 부족한 전북이었지만 득점 기회는 계속됐다. 전반 17분에는 에닝요가 박원재의 패스를 받은 뒤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차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후반 32분에는 이동국이 하프라인에서부터 박스 근처까지 질주를 해 크로스를 올려 이규로의 헤딩슛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전북이 선수 교체까지 공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전북은 서울이 후반 17분 차두리 대신 윤일록, 후반 31분 에스쿠데로 대신 김현성을 넣어 공격진에 힘을 싣자, 후반 19분에는 서상민을 빼고 박희도, 후반 30분에는 에닝요를 빼고 이규로를 넣어 수비를 보강했다. 리드를 하고 있는 만큼 공격 숫자를 줄이고 수비에 치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전북의 의도는 적중했다. 서울은 점유율을 높여가며 공격 기회를 계속 만들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의 공격은 전북 수비진과 골키퍼 최은성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결국 기다리던 골을 넣지 못한 서울은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 5일 전적
▲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1 (0-0 1-0) FC 서울
△ 득점 = 후8 이승기(이상 전북)
sportsher@osen.co.kr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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