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세이브 추가보다 팀 승리가 중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14 14: 02

'끝판대장' 오승환(31, 삼성)은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소방수다.
그는 2005년 프로 데뷔 후 5차례 세이브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고 2006년과 2011년에는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승환은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는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29세28일, 334경기)로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지난달 7일 대구 NC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개인 통산 25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13일 현재 손승락(넥센), 앤서니 르루(KIA)에 이어 구원 부문 3위(8세이브)를 달리고 있다. 특급 소방수인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순위이기도 했다.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세이브를 많이 하지 못하더라도 팀이 넉넉한 점수차로 이기는 게 가장 좋은 게 아닌가. 경기를 지켜 보시는 감독님께서도 마음 편히 경기를 지켜보실 수 있을테고".

다소 의외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의 생각은 다르다.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르면 내가 가진 10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팀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등판해 승리를 지키는 게 내 의무니까".
올 시즌 오승환이 거둔 8세이브 가운데 1⅓이닝 세이브만 5차례. 일각에서는 삼성 필승 계투조의 전력 이탈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오승환은 "계투진이 빠져도 어차피 선수들은 있는거고 그만큼 잘 메워주고 있다. 그런 부담은 없다. 그래도 9회 등판하는 게 좋은 건 사실"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오승환은 해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는 게 목표'라고 대답한다. 소방수로서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기에.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지 않는 게 목표"라고 밝혔으나 아쉽게도 무산됐다. 그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날이면 언론에서 앞다투어 보도한다. 그만큼 드문 일이기에. 오승환은 말한다. "이 모든 게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 "나도 사람이기에 완벽할 순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승환의 82년생 동갑내기 추신수(신시내티)와 이대호(오릭스)는 해외 무대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언젠가는 해외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던 오승환에게도 신선한 자극제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친구들이 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만 그들은 타자다. 그리고 (류)현진이(LA 다저스)는 선발 투수다.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마무리 투수는 (임)창용이형(시카고 컵스) 뿐인데 누가 가서 했다는 것보다 지금의 내 구위를 가지고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목표 무대는 정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아직 그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어디든 싫겠냐"고 묘한 반응을 보였다. 해외 무대 진출 시점에 관한 물음에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은 해외 진출의 꿈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다는 것이지 당장 가겠다는 건 아니다. 가장 모범적인 답변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이라는 목표부터 이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자 군단의 든든한 수호신다운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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