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랙 다크니스', 가루가 될 위기에 처한 함선을 지켜라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5.14 17: 53

이게 다 한쪽으로 극단적이게 치우친 이성과 감성의 부조화 때문에 생긴 사단이다.
영화 ‘스타트랙 다크니스’(J.J. 에이브럼스 감독)가 1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가운데,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가 힘과 재생 능력에 있어 월등한 테러리스트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을 맞아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인 커크는 함선의 수장으로 빼어난 통솔력을 지녔지만 정해진 룰을 따르기 보다는 육감에 의해 움직이는 감성이 발달한 캐릭터. 그러다 보니 작전 수행 중 규율을 어기는 일이 다반사다. 반면 커크의 조력자이자 엔터프라이즈호의 일등항해사인 스팍(재컬 퀸토)은 논리와 이성을 강조하며 위기에 처하더라도 규칙을 목숨처럼 지키는 에프엠스러운 인물. 커크와 스팍은 시시때때로 서로 다른 캐릭터 때문에 다툰다. 

하지만 이 같은 다른 점이 위기에 처한 엔터프라이즈호를 구하는 데는 호기로 작용했다. 스타플릿의 제독 마커스의 탐욕과, 300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월등한 파워를 휘두르는 해리슨으로 인해 가루가 될 상황에 놓인 엔터프라이즈를 지키는 데 커크와 스팍의 이성과 감성이 서로를 보완하며 적절한 조화를 이뤘기 때문.
특히 이 같은 면은 영화의 전반적인 정서를 형성하며 규모와 액션에 방점을 찍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물의 약점을 보기 좋게 날려버린다.
하지만 그만큼 두 사람이 연합해 해치워야 하는 안티 캐릭터 해리슨의 파워는 무지막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영화 곳곳에서 해리슨을 상대로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붓는 커크와 스팍의 대결 장면은 우주 공간을 비롯해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의 상공에서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며 블록버스터물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이성에 의한 판단보다는 육감을 따르느라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을 죽음의 위기에 몰아넣는 사고뭉치 함장 커크도 인간적인 매력이 넘쳐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로 그린 것도 영리한 선택이다.
영화의 3분의 1을 IMAX로 촬영한 만큼 빨려들어 갈 것 같은 우주 공간과 여타 행성에 사는 생명체들의 기괴함, 전투 장면의 피 튀기는 대결이 3D 안경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되며 휘황찬란한 화면을 만든다. 5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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