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영, 대승하고도 선수들에게 촌철살인한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17 16: 45

최부영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이 대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선수들에게 촌철살인을 보냈다.
한국은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제3회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EABA) 둘째 날 조별리그에서 대만(1승 1패)을 78-56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한 한국은 A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최약체인 마카오(1패)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어 준결승 티켓을 사실상 획득하게 됐다. 일본(1패)이 이어 열리는 경기서 마카오를 잡는다면 한국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는다.
한국은 전날 일본에 이어 대만을 완파했지만 분명 숙제도 남겼다. 1쿼터서 졸전을 펼쳤고, 전날 19개의 실책에 이어 이날도 18개의 실책을 범하며 손쉬운 득점 찬스를 놓쳤다.

최부영 한국대표팀 감독은 다소 부진한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감싸 안는 한편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경종을 울렸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박찬희는 기량이 없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준결승과 결승전서 조금 나아질 것이다. 가드진에서 가장 선배이기 때문에 '경기 운영을 매끄럽게 해달라'고 주문을 했는데 상당히 긴장을 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실책을 하는 선수가 아닌데 나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실책을 한 뒤 더 긴장하고 위축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앞으로 더 원활한 경기를 치를 것이다.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박찬희는 이날 8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13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 역을 맡은 허일영에 대해서도 "허일영도 몸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 전성기 때 비하면 40% 정도인데 정신력으로 60% 정도까지 올렸다. 동생들이라 창피했을테고, 그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보여 안타까웠다. 2~3개월 대회를 준비를 했다면 몸을 더 끌어 올렸을텐데 체력-전술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이 원래 빠른 선수는 아닌데 오늘 죽기 살기로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정신력으로 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최 감독은 "숨이 목에 차 오르는데 슈터의 감각으로 슛을 던졌다. 슛 넣는 것은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준결승-결승전서도 숨겨 놓았다가 여차 하면 넣겠다"고 웃어 보였다.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올리고도 무득점에 그친 김민구의 대해서도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구는 첫 경기 전날 저녁 음식을 잘못 먹어 복통으로 주사를 맞았다. 다음날에도 아침을 거의 굶은 상태에서 링거를 맞고 일본전을 치렀다"면서 "오늘도 상당히 힘들어 하고 처지는 모습을 보여 중간 중간 바꿔줬다. 준결승전까지 쉴 여유가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마카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20일 준결승전을 벌인다. 결승전과 3-4위전은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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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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