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닥터K’ 이수민, 178구 혹사 논란 되풀이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5.20 06: 00

[OSEN=이우찬 인턴기자] 상원고 에이스 이수민의 탈삼진쇼가 중단됐다.
상원고는 지난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북일고와의 16강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0-1로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수민은 연장 10회까지 9⅔이닝 4피안타 11사사구 8탈삼진 1실점(비자책) 역투했지만 팀 패배로 눈물을 삼켰다.
올해 이수민은 주말리그 경상권과 주말리그 왕중왕전 포함 총 7차례 마운드에 올라 6승1패를 기록했다. 7경기 중 6번이 완투다. 6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88삼진을 뽑아냈고 평균자책점은 0.44다. 성적은 괴물 그 자체다.     

문제는 투구수다. 19일 경기에서 이수민은 178개의 공을 뿌렸다. 혹사 논란을 불러왔던 지난달 7일 주말리그 경상권 대구고 경기의 162개보다 16개가 많다. 7경기에서 974개의 공을 던져 한 경기 평균 139개다. 가장 많이 던진 세 차례의 경기의 투구수는 178-162-150개다. 가장 적은 투구수는 지난 3월 30일 포철공고전에서 2회부터 구원등판 해 기록한 100개다. 어린 고등학생의 어깨를 혹사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고교야구 혹사 논란은 해묵은 과제다. 지난 2011년 제65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의 우승은 5연속 완투승을 달성한 충암고 변진수(현 두산 베어스)가 책임졌다. 16강전 158개의 공을 던지는 등 총투구수는 624개였다.
2007년엔 당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혹사 논란에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당시 전주고 우완 장우람(현 두산 베어스). 장우람은 제3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서스펜디드 경기로 이틀에 걸쳐 18이닝 동안 214개의 공을 뿌렸다.
2006년에는 삼성 라이온즈 정형식의 친형이기도 한 당시 진흥고 정영일(현 카가와 올리브 가이너즈)이 대통령배 대회 경기고와의 경기에서 13⅔이닝 동안 242개의 공을 던져 혹사 논란이 일었다. 청룡기 결승에서는 연장 16회까지 완투해 222개의 공을 뿌렸다. 정영일은 고교시절 활약으로 2006년 미국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지만 2008년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에 힘쓰다 결국 2011년 5월 방출됐다. 현재는 일본 독립리그 카가와 올리브 가이너즈 소속이다. 안산공고 김광현(현 SK) 또한 청룡기 대회에서 15회 동안 226개의 공을 던진 적이 있다.
이수민은 지난달 22일 ‘10이닝 26탈삼진’ 기록으로 대한야구협회 특별상을 받는 자리에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롤모델이 LA 다저스에서 뛰는 류현진 선수다”라며 빅리그 입성의 꿈을 밝혔다. 그의 꿈이 스러지지 않도록 투구수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팀 성적을 위해 마냥 한 선수만 혹사시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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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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