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열신·출산 연기 잘하면 연기력 합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04 09: 10

대중이 여배우의 연기력에 잣대를 들이미는 몇 가지 장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열신과 출산 연기다. 실제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많은 여배우들이 이 신들로 이른바 연기력 '합격점'이란 성적표를 얻었다.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일면 재미있는 현상이다.
가수 겸 연기자 아이유는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후 절규하는 모습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비로소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다. 아이유는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에서 내내 자유롭지 못하는 듯 했지만, 최근 선보인 이 폭풍 오열 연기로 "감정연기가 제대로"란 평을 얻었다.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배우 김태희는 출산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장옥정으로 분한 김태희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르는 어려운 초산 연기로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김태희가 한 출산 연기'란 것에 시청자들의 흥미가 더욱 돋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은 과거에도 계속 존재해왔다. 박수진은 MBC '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의 어린 시절을 연기, 1회 등장에 대사 톤 지적 등 극심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그런데 2회에서 온몸으로 울부짖는 듯한 처절한 출산 장면으로 갑자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연기를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는 다소 민망하다 싶을 만큼의 극단적인 호평 기사가 이어지기도.
이연희는 MBC '구가의 서' 초반에 등장해 폭풍 오열과 생동감 있는 출산 연기를 펼쳐 연기력 논란을 씻어냈다. 더 나아가 '연기에 물이 올랐다'라는 평까지 들었다.
이렇듯 오열연기와 출산연기는 조종 여배우들에게는 하나의 시험대와 같은 '코스' 역할을 하는데 특히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는 젊거나 어린 여배우들에게는 하나의 '시험의 장'이 되는 듯 하다.
물론 몇몇 장면 연기만 잘 해냈다고 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여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여성의 감정을 극한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한 연기를 잘 보여줄 수 있기에 이런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에게도 '냄비(쉽게 끓고 식는)식 평가', '적절한 연기력 시험대' 등 양분된 반응이 공존한다. 분명한 것은 오열신, 출산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연기를 잘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지엽적인 장면을 넘어 여배우들이 진정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코드들에는 여장 남자, 1인 2역 등의 캐릭터 연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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